개발자금만 있으면 된다고? 이후 돈 필요없나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개발자금만 있으면 된다고? 이후 돈 필요없나 “사업의 시작과 끝은 돈” 자금 공급·예측 우선 돼야 실패없다

기사입력2015-04-15 18:15

신용완 객원 기자 (shin1851@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MTT 신용완 대표이사

2000년대 초 ‘아이러브스쿨’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금도 동창회를 모델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다. 이 회사는 한국 최초의 소셜네트워크를 표방하며 1년만에 50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당시 김영삼 대표는 최고의 벤처사업가였다. 그때 필자는 이 아이러브스쿨의 모델과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최근 김영삼 전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당시 많은 벤처사업가들의 전철을 읽을 수 있었다. 김 전 대표는 KAIST 박사과정에 재학 중일 때 150만원으로 창업을 한다. 초·중·고교 동창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를 통해 아이러브스쿨을 세계 인터넷 사이트 3위에 올려 놓으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는 성공을 ‘관리’할 만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 전 대표는 “자고 일어나면 회원이 몇만, 몇십만명씩 불어났다. 그렇게 갑자기 다가온 성공에 취해 어느 것도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대표에게 필요한 가장 큰 덕목은 자금의 원활한 공급과 예측이라고 생각한다.<자료=비자트>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김 전 대표가 곤경에 처한 것은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실패의 표면적인 이유는 사기였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람과 돈, 경영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뼈저린 후회다. 회사가 갑자기 커져 운영자금과 새로운 인력을 수혈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는데, 뜻대로 되지 않자 차라리 회사를 팔아치우자는 유혹에 흔들린 것이 결정타였다는 설명이다. 요지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창업은 필패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만약 김영삼 전 대표가 인수를 희망했던 야후에 매각하고 수익모델을 만들었다면 ‘또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대표에게 필요한 가장 큰 덕목은 자금의 원활한 공급과 예측이라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자금조달이 개발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발 후 운영, 마케팅 등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예측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대표들은 “지금 하고 있는 개발만 끝나면 됩니다. 여기까지만 투자해 주십시오”라고 강조하지만, 개발만으로 사업이 가능할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