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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인 고민을 ‘스마트’하게 덜어줍니다
IT 기술로 작물 재배를 더 쉽고, 간편하게…Y-FARM EXPO 2024㊤
- 기사입력2024-04-29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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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직장생활만으로는 한평생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지난 19일부터 3일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Y-FARM EXPO 2024(스마트 귀농·귀촌 청년창업 박람회)에서 만난 한 관람객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는 농업에 매력을 느낀다’며 스마트팜 관련 부스를 유의 깊게 살펴봤다.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중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빅데이터, AI 등 첨단기술의 접목으로 농업이 미래 유망 신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을 품고 귀농을 선택하기도 한다.실제로,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 73개 지방자치단체와 30개 기관이 참가해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애그테크(Agtech, Agriculture+Technology) 기술을 소개하며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기술이 없어도, 노동력이 부족해도 농사를 손쉽게귀농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사람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 자본을 투입해 농사를 시작했는데, 그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으면 일년간 들인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후 온난화와 한 계절에도 몇 수십번씩 뒤바뀌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농사라는 점도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다.이에 최근 들어 언제, 어디서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 뜨고 있다. 사라팜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대단은 스마트팜 큐브를 통해 귀농, 귀촌,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솔루션 및 재배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와사비 수확을 도와주는 스마트팜 설비를 들고 나왔다.
사라팜의 와사비 스마트팜 전경. 자연환경에 예민한 와사비의 수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용화했다. ©중기이코노미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사라팜 관계자는 “와사비 식물공장을 상용화한 시스템으로 사계절 수확이 가능하다”며, “와사비는 자연환경에 민감하고 물에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키우기 어려운 농작물인데, 이 스마트팜은 지역마다 각기 다른 수돗물 성분에 맞춰 영양액의 비율을 조절해 준다”고 설명했다.이어 “와사비의 근경(뿌리줄기)이 자라는 1년간 잎을 먼저 수확해 수익을 내고, 이후 근경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보통의 스마트팜은 제어 기술을 프로그램 전문 회사에 맡기지만, 우리는 스마트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설비와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며 A/S 필요 여부도 자체 시스템을 통해 재빨리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사라팜은 전국에 3만5000개의 IoT 장치를 자체 구축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문막, 횡성, 삼척을 비롯해 경기도 화성의 농업인들이 운영하고 있고, 강원 태백·화천, 경북 울진·문경, 충남 부여·보령 등에도 준공할 예정이다.사라팜 관계자는 ‘와사비는 공급량이 곧 수요량’이라며 수익성이 높음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 재배한 와사비의 맛은 풍미가 우수해 인기가 좋다고 한다.이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도 와사비가 많이 들어오는데, 중국산의 경우 알싸한 맛이 강한 편”이라며, “한국산은 코끝이 찡한 맛을 선사하면서도 단맛과 알싸함 등 맛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기자도 현장에서 와사비 잎을 맛봤는데,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감돌며 입맛을 돋웠다.
그린의 우효정 담당이 수직타워형의 스마트팜을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농업에 녹여낸다고 하더라도 농사의 특성상 허리를 숙이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일할 수밖에 없다.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그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선뵀다.우효정 담당은 중기이코노미에 “다단베드형으로 생긴 다른 스마트팜과는 달리, 수직타워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어 노동시간과 노동력이 적게 들어간다”고 소개했다.게다가 “물이 옆으로 흐르는 다단베드형은 침전물이 많이 낄 수밖에 없는 구조로, 한 달에 한두 번은 청소를 해줘야 하지만, 수직타워형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면서 침전물이 밑에 고이기 때문에 유지관리가 편하다”며, “모종을 한 번 심으면 수확할 때까지 대개 3~4개월이 걸리는데, 그때마다 한 번씩 청소해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특히 농업을 전혀 모르던 사람도 바질, 스테비아, 루콜라, 고수 등 수익성이 높은 허브류의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우효정 담당은 “햇빛 없이 LED로 작물을 키울 수 있고, 수경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는 모든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어 공간에 제약이 없다”며, “작년 매출을 올해 1분기 만에 넘어설 정도로 문의가 많다”고 뿌듯해했다.참고로, 실평수 35평(약 116㎡)에 6개의 모듈을 세울 때 부가세 별도로 1억6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모듈이란, 수직으로 된 하나의 공간을 타워라 했을 때, 이런 타워가 28개 들어가는 한 세트를 말한다.
메타파머스의 이규화 대표가 수확 로봇을 이용해 익은 과일만 선별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노동력 절감을 위해 로봇을 선보인 곳도 있다. 메타파머스(metafarmers)는 토마토, 딸기처럼 온실에서 기르는 작물을 수확할 때,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익은 것만 선별해 수확하는 로봇을 들고나왔다.이규화 대표는 “온실에서 가장 많은 작업량을 차지하는 게 수확인데, 이 로봇을 활용하면 노동력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며, “재배 환경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각 농장에 맞게 로봇을 최적화하기 위한 훈련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시켜준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이 로봇의 도입 효과를 살펴봤더니, 하루 수확량은 108kg으로 실제 노동력보다 20% 정도 많고, 손상률은 1%로 작업자 손상률보다 50% 적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 로봇은 수확뿐만 아니라 수분에도 쓰인다. 그는 “훗날에는 온도, 습도 등 농장환경과 데이터를 엮어 생산량까지 올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반려 식물부터 찬찬히…장점 대비 단점도 살펴보는 ‘여유’ 길러야이처럼 최근 기술과 농업을 결합한 스마트 농업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강점에 가려진 이면도 잘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강원도 귀농·귀촌센터 김종식 사무총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청년 농업인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대다수 청년 농업인이 스마트팜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팜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초기 비용이 일반 노지 농사에 비해 10배 이상 많이 든다. 시설투자비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투자했는데도 면적이 작기 때문에 수익을 내려면 투자 대비 10~20배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즉, 처음 시작은 국비 70% 외에 도비, 시군비를 보조받은 후 시작하는데도 투자비가 상당하고, 이에 반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두 번째 문제는 노동력이나 인건비는 노지 농사와 똑같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김 사무총장은 “스마트팜은 첨단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면적 활용률이 매우 높다. 스마트팜 1000평(약 3305㎡)이면 노지 약 1만평(약 3만3057㎡)에 해당하는 생산물을 수확할 수 있다”면서도 “수확할 때 인력과 노동력은 노지 1만평 때와 같다. 재배는 첨단으로 할지 몰라도 수확에는 첨단 기술이 활용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그는 농사를 결정할 때, 이런 부분까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첨단 농업의 강점만 부각하지 말고, 드러나지 않은 점도 제대로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명 중 5명은 성공할 수 있어도, 나머지 5명은 투자 비용을 모두 빚으로 끌어안고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시민이 들고 온 식물을 살펴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농사라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가정마다 화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반려식물’이라고 칭할 정도로 애정을 듬뿍 담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문제는 생각처럼 식물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시민들을 위한 창구가 있다. 반려식물의 진단부터 치료, 사후관리 방법까지 알려주는 ‘반려식물병원’이 그곳이다.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에 “코로나19 시절을 겪으면서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을 위해 작년 4월에 서울시에서 시작한 사업”이라며, “시민이 자신이 키우는 반려식물에 관해 물어오면 설명해 주고, 아프거나 치료가 필요한 반려식물을 위해 진단실, 처방실, 입원치료실을 갖춰놓고 있다”고 소개했다.시민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는 잘못된 물관리로 인해 생기는 2차 감염이다. 사람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병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다.이처럼 반려식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단위로 가능하다. 봄철과 여름철에 특히 예약이 집중되므로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예약할 것을 권장한다. 반려식물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전화로도 문의할 수 있다.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금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광역시별로 확대해 나가 국민이 더 쉽게 식물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정서적인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