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물류분쟁 중재지 중재법, 가능한 한국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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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국제물류분쟁 중재지 중재법, 가능한 한국 명시 소송보다는 중재가 유리…계약할 때 분쟁해결조항 반드시 기입해야

기사입력2018-04-26 10:42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물류분쟁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국제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분쟁해결조항을 기입해야 한다. 처음 거래하는데 분쟁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 있지만, 간과하면 실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분쟁이 생기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소송보다는 중재를 통해 해결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중재방식을 택했다면 중재지는 서울, 준거법은 한국법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무역협회가 25일 주최한 ‘국제물류 분쟁사례와 대응방안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한국무역협회 김범구 무역실무상담위원은 무역협회가 25일 주최한 ‘국제물류 분쟁사례와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물류와 관련해 계약을 할 때 주의사항으로 분쟁해결조항 기입을 꼽았다. 김 위원은 “현장에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계약서를 쓴다 해도 대부분 분쟁해결조항은 기입하지 않는다. 거래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분쟁을 가정해, 예방장치를 논의한다는 게 찝찝하기 때문”이라면서 “계약서에 분쟁 관련 조항을 기입하지 않으면 분쟁을 해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분쟁해결조항에는 소송과 중재 등 분쟁해결 방식을 담아야 하고, 중재로 해결한다면 중재지와 중재법 등을 기입해야 한다. 김 위원은 “막상 분쟁이 발생하면 서로 자국 중재원에서 해결하자고 주장해, 이 문제만 합의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이 경우 상대국 중재원은 피하고 제3국 중재원에서 해결해야 중립적인 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재는 소송보다 돈과 시간이 덜 든다. 중재원은 재판부보다 물류분쟁 경험이 풍부해 전문성이 높다”며 소송보다는 중재를 통해 해결할 것을 조언했다.

중재원 판정은 국제협약에 근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 ‘외국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뉴욕협약)’에 가입한 체약국은 외국중재판정을 상호간 승인하고 강제집행을 보장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뉴욕협약 가입국은 총 157개국이다.

소송은 대법원까지 평균 2~3년이 걸리지만, 국제중재는 7개월 정도면 가능하다. 당사자가 신속절차를 통한 중재에 합의하는 경우에는 2~3개월안에도 분쟁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중재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3심제인 소송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다.

중재절차는 단심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재판정을 내리는 중재인은 법관처럼 법률적 판단능력뿐만 아니라 실체적 거래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다. 변호사의 법률지식, 기업인의 사업경륜, 교수의 학문적 이론 등이 종합될 때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대한상사중재원의 경우 심의위원회가 경력과 학력, 전문성 등을 심사해 중재인을 위촉한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관련 대한상사중재원 권희환 팀장은 “표준중재조항을 사용하면, 중재조항의 모호성과 분쟁해결 절차에 대한 분쟁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중재불능상태를 막을 수 있다. 중재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향후 중재판정 승인과 집행이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중재조항 주요 요소로는 중재회부에 대한 의사, 중재회부범위, 중재지, 준거법, 중재언어 등이 있다.

중재조항은 물품 가격과 수량 등 계약상 주요 조항과 마찬가지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권희환 팀장은 “상대가 제시한 계약서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최악”이라며 “준거법과 중재지 후보를 사전에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등 주요 요소별로 협상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력이 있는 경우 중재지는 서울, 준거법은 한국법으로 하는 게 최상이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둘 다 양보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권 팀장은 “상대방이 자국법과 중재지를 고집하는 경우에는 중립성을 내세워 반대해야 한다”며 “준거법, 중재지 중 적어도 하나는 자사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혹 제3국 중재지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라면 검증된 중재기관을 우선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런던과 파리, 제네바, 싱가포르, 홍콩 등이 국제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