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본 PPL광고 “10명중 3명 물품구매”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수백만 본 PPL광고 “10명중 3명 물품구매” 식음료 의류 잡화 많아…회당 500~4000만원 천차만별

기사입력2015-02-12 00:00

방송광고 기법 중 하나인 PPL(Product PLacement)은 한때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 풍자메뉴이기도 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소품으로 등장시키는 광고기법인데, 제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맥락에 맞지 않는 장면을 집어넣는 일이 종종 발생한 탓이다. 주인공이 바닷가에서 등산복을 입은 어느 드라마가 좋은 예시다.

과도한 PPL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PPL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다른 광고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1회성인 것과 달리 PPL은 반복적인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가 ‘2015 업프런트 설명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해 12월28일에 방영된 한 방송사 주말예능의 본방 시청자 수는 223만7454명이었다. 만일 주말예능 프로그램 본방에 광고를 집행했다면, 본방 시청자 수가 광고 노출의 최대치라고 예상할 수 있다.

12월28일 방영된 모 예능프로그램 시청인원 현황

<자료=코바코>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에 제품을 간접 노출시키는 PPL 광고를 한 경우라면, 노출인원이 급증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케이블, IPTV를 통해 재방송됐고 재방송 시청인원은 본방보다 많은 총 337만4256명이었다. 유투브와 홈페이지 등 웹을 통한 시청이 49만4834번, 모바일을 통한 시청도 17만3651번 있었다. 모두 합치면 총 630만195명이 이 방송을 시청했다. 이 인원에게 PPL 광고 제품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본방 전에 방영된 광고를 집행한 경우와 비교할 때, PPL 쪽의 노출횟수가 본방 광고보다 279% 더 많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광고노출효과 못지않게 광고주들에게 중요한 사항은 광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다. 코바코가 지난해 시청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PPL 시청자 중 28%가 시청 후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매경험자 중에서는 식음료를 구매한 적 있다는 응답이 35.9%로 가장 많았고, 의류가 34.9%, 휴대폰이 33.9%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패션잡화(20.4%), 생활가전(18.5%), 화장품(18.2%), 외식체인점(18.1%) 순이었다.

간접광고 시청 후 제품 구매자의 구매품목 현황

<자료=코바코>

PPL은 제품이 단순히 배경에 등장하는 레벨1과 출연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레벨2로 나뉜다. 당연히 레벨2 쪽이 회당 단가도 더 비싸다.

광고단가는 평일에 방영되는 일일드라마가 상대적으로 낮고, 주말드라마나 주말예능이 상대적으로 높다. 코바코에 따르면 일일드라마의 레벨1 회당 판매가는 5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며, 레벨2는 1000만원에서 2500만원 사이다. 그러나 주말드라마의 경우 레벨1이 회당 1500만원, 레벨2는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다.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는 인기 프로그램 여부가 가격의 최대 결정요인으로 보인다. 평일 예능프로그램은 레벨1의 경우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며, 레벨2는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다. 주말 예능 역시 단가가 크게 차이나지는 않지만 인기프로그램인 MBC의 무한도전과 일밤, KBS의 해피선데이와 개그콘서트의 경우는 레벨1이 2000만원, 레벨2는 회당 4000만원까지 단가가 치솟는다.

이런 단가체계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 선호가 반영된 결과다. 무한도전의 경우 코바코가 조사하는 프로그램몰입도(PEI, Program Engagement Index)에서 2014년 12회 조사 중 6차례 1위에 올라 가장 많이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이었다. 두 번째로 1위에 많이 선정된 프로그램은 두 차례 1위에 오른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였다.

특히 무한도전 중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에 걸쳐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은 PEI 161.0을 기록하면서, 201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높은 PEI 수치를 기록했다. PEI 160을 넘긴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토토가’가 처음이었다.

PEI는 광고프로그램 선정 시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 코바코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램 시청후 받는 느낌보다 PEI가 더 중요한 광고효과의 지표였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코바코가 발표한 ‘2014년 PEI결산자료’에 따르면, PEI가 높은 집단은 PEI가 낮은 집단보다 광고 관련 회상도, 신뢰도 및 광고 제품의 이용욕구 등이 훨씬 높았다. 시청후 기분이 나빠졌더라도 PEI가 높으면 광고효과가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