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취업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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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경기부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취업 청년이다 경제살리기는 청년 일자리에 초점을 둬야

기사입력2025-04-26 00:00

1분기 들어 GDP(국내총생산)가 지난해 4분기보다 0.2%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저성장과 경기부진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경우 미취업 청년들이 큰 고통에 빠질 수 있다. 청년 일자리에 초점을 두고 경제살리기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최근 한국은행이 펴낸 경제상황 평가보고서 4월호는 “1분기 취업자수 증가규모(15.5만명)는 정부 직접일자리 효과, 돌봄수요 증대로 늘어났으나 건설업과 제조업 등의 부진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취업자수는 제조업에서 1.8% 감소했고, 건설업에서는 무려 8.3%나 줄어들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3.1%) 등에서 증가해 전체는 0.6% 늘어났으나, 고용유발 효과가 큰 주요 산업군의 취업자수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한은 보고서는 “향후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노동공급 둔화와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은 비IT업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건설업은 건설경기 침체로 부진이 심화되겠지만 정부 일자리 사업, 돌봄수요 증대 효과 등이 둔화폭을 상쇄할 것”이란 예상이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은 미취업 청년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청년들의 체감 일자리는 이미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미취업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구직활동 중인 미취업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30.0%)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경력직 위주의 채용 구조(20.4%), 과도한 자격요건 및 스펙 요구(19.6%), 지속적 실패로 인한 자신감 저하 및 구직의욕 감소(14.6%), 일자리의 수도권 집중(6.7%) 등의 답이 이어졌다.

이같은 어려움이 구직활동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미취업 청년들은 자격증 또는 취업을 위한 시험준비(19.6%)나 적합한 일자리 부족(17.3%) 등의 이유를 들었다. 취업하기 힘든 이유가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정책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확대(32.7%)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서 구직기간 비용지원 등 경제적 지원 강화(18.2%),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대(16.0%), 맞춤형 교육·훈련정보와 기회 제공(11.3%), 취업·창업컨설팅 등 진로설계 지원(7.7%) 등의 순이었다. 지자체나 고용당국이 이미 시행 중인 정책도 일부 눈에 띄는데, 정책의 홍보 부족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정책의 대상이 너무 좁거나 활용이 힘든 것은 아닌지 재검토해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여러 이유 중에 일자리의 수도권 집중의 경우는 개별 지자체나 고용당국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이다.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니 비수도권은 청년 인구가 사라지고, 수도권은 주거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의 비수도권 거점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등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주거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일자리와 주거를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중장기적인 대책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근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진한 상황이 청년 일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전에,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장치로 구직비용 지원이나 인턴채용에 대한 인건비 지원 등의 대책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단기 임시직의 양산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청년들이 원하는건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을 유념하고, 정부과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