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액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174H vs 209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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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월급액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174H vs 209H ② 대법원 ‘소정근로시간’ vs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기사입력2018-09-03 09:47

이동철 객원/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9년 최저임금 시급은 8350원이고, 월급은 174만5150원이다. 그런데 대법원 판례에 따라 2019년 월급액을 시급으로 환산한 결과는 1만29원, 법정 최저시급보다 1670원 많다. 이를 근거로, 필자는 지난 원고에서 월급으로 174만5150원을 받았던 근로자의 임금을 깎을 수 있는가를 물었다.

당연히 안된다. 법정 최저임금 고시에 시급은 8350원이상, 월급으로 174만5150원이상(소정근로시간 209시간기준)을 주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법원이 제시한 시급은 뭔가? 대법원 판례가 만든 시급은 최저임금 미달에 따른 차액지급청구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만 사용하는 가상의 시급개념이다. 문제가 된 월급근로자의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비교대상시급으로서만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다. 반복해 말하지만, 대법원이 제시한 비교대상시급은 고용노동부가 매년 고시를 통해 발표하는 법정 최저시급과는 별개 개념이다.

대법원…월급액을 소정근로시간(174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시급

대법원(2007.1.11.선고, 2006다64245 등)이 제시한 2019년 비교대상시급 1만29원과 법정 최저시급(8350원) 간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예컨대 1주 40시간 근로를 약정한 근로자의 월급액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법원은 월급액을 해당근로자의 해당월 소정근로시간(174시간)으로 나눈다(365일÷12개월÷7일×40시간).

법원이 소정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최저시급을 산정하는 근거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임금의 환산)제1항이다. 이에 따르면 주급을 시급으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주급을 1주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야 한다.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하는 방식도 동일하다.

노동부…월급액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209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시급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하기 위해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사용하는 반면,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제2항이 정한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를 기준으로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제2항은 ‘통상임금’을 시급으로 산정하는 방식을 명시한 조항이다. 이에 따르면 주급임금을 시급으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주급액을 ‘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 수로 나눠야 한다. 월급을 시급을 산정하는 방식 역시, 월급액을 해당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로 나눠서 계산한다.

노동부가 사용하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개념을 알아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55조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35조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1주동안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예컨대 1일 8시간 1주 5일간 근로를 약정했다면, 노사가 약정한 1주간 소정근로일은 5일, 1주간 소정근로시간은 40시간이다. 근로자가 1주일간 소정근로일(소정근로시간)을 만근했다면, 사용자는 1일의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한다. 여기서 1일의 유급휴일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5조제1항이 정한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에 해당되고, 그 시간 수는 1일의 소정근로시간과 같은 8시간이다.

1일 8시간 1주 5일간 소정근로시간이 40시간인 근로자의 주급액이 5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고용노동부 방식에 따라 시급을 계산해보자. 50만원을 1주간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8시간)’에 소정근로시간(40시간)을 더한 시간(48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해당근로자의 시급(1만416원)이다. 같은 방식에 따라 월급액을 월 소정근로시간(174시간)에 1월간 주휴일 35시간(4.34주×8시간)을 더한 209시간으로 나누면 해당근로자의 시급이 된다.

내년 1월1일 발효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고용노동부 행정해석

휴일에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정한 법정 주휴일 이외 노사가 약정한 유급휴일(광복절, 삼일절, 개천절,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성탄절 등)이 있다. 약정휴일을 고려하면 법정휴일만으로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계산할 때보다, 약정휴일 소정근로시간 수만큼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많아진다. 분자인 월급액이 고정돼있고, 분모인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이 많아지면 시간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급근로자의 임금을 고용노동부 방식을 적용해 시급으로 환산하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10일 입법예고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예정인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령안은 기존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명문화했다. 내년부터는 월급액을 시급으로 산정할 때, 소정근로시간 이외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더해서 나눠야만 한다.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주휴 등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주휴수당 등 유급휴일수당)은 최저임금 계산시 제외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이상 대법원 판례을 근거로 최저임금 미달이 아니란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