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다른 FTA…중소기업에는 또 다른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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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국가별로 다른 FTA…중소기업에는 또 다른 장벽 “中企 빈칸을 채워주려 노력”…서울본부세관 FTA 1과 황남재 과장

기사입력2016-10-19 14:53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본부세관 FTA 1과 황남재 과장은 “FTA 협정내용이 국가마다 달라 중소기업이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FTA를 활용해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서울세관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현재 우리나라는 52개 국가와 한·EU FTA 등 15개의 FTA를 체결했다. 경제상황 등이 서로 다른 국가와 체결한 만큼 FTA 세부내용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도축업의 경우, 대부분의 FTA가 도축 이전 소를 수출한 국가를 원산지로 한다. 영국 소를 한국에서 도축해도 원산지는 영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한·미 FTA에 따르면, 영국 소를 미국에서 도축했다면 원산지가 미국으로 바뀐다. 이 때문에 FTA를 활용하려는 중소기업이 FTA 협정내용을 잘 모르면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FTA는 어렵습니다. FTA마다 협정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FTA는 당연히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미 FTA도 도축업 원산지의 경우 미국에 유리하지만, 쌀을 양허품목에서 제외한 것은 한국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죠. 품목별, 국가별 이런 차이를 반영한 FTA를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중소기업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죠”

서울본부세관 FTA 1과 황남재 과장은 그래서 FTA 정보를 널리 정확하게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은 한·중 FTA에서 주의할 점으로 황 과장은 원산지증명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들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은 어렵지 않고 또 발급이 늦어지더라도 통관 1년이내에 제출하면 인정을 해주고 있지만, 중국은 원산지증명서가 있어야 통관심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황남재 과장은 “인증수출자제도를 활용하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원칙적으로는 중국도 통관 1년이내에 제출하면 되지만, 이를 위해선 ‘서면의사표시제’를 행사해야 합니다. 원산지증명서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 서면으로 차후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겠다고 중국기관에 밝히지 않으면, FTA 특혜관세가 아닌 일반관세를 적용받습니다. 한국은 기업을 생각해 사후검증을 채택하고 있지만, 중국은 사전검증이라 제대로 서류가 갖춰지지 않으면 통관 자체가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현재 한·중간 원산지증명서를 전자문서로 주고받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아직은 서류로 된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하다. 원산지증명서를 받기 위해서는 ‘품목별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연장)신청서’, ‘주요 수출(생산)품목의 원산지 소명서’, ‘원산지(포괄)확인서’ 등 6가지 서류가 있어야 한다. 만약 중국과 EU 2곳에 수출을 한다면, 모두 12개의 서류가 있어야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수출하고자 하는 제품마다 이 서류들을 다 받으려면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증수출자로 인정받으면 원산지증명서 발급신청만 하면 되지만 이 또한 잘 모르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시기별, 국가별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인증수출자제도를 활용하면, 수출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인증수출자제도 역시 FTA마다 다릅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에는 하나의 선택사항이지만, 한·EU FTA에서는 필수입니다. EU는 관세당국으로부터 인증받은 수출업자에게만 수출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수출관련 서류를 5년동안 의무보관해야 하지만 이를 모르고 소홀히 해 사후검증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직접운송범위가 어디까지 해당하는지 몰라 운송수단을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본부세관 ©중기이코노미

“FTA를 짧은 시간 동안 설명한다는 게 사실 무리입니다. 한가지 제도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범위가 다르고, 또 시간이 흐르면서 변경되는 부분도 있죠. FTA가 이처럼 복잡한 시스템이다 보니 중소기업이 이를 활용하기가 녹록하지 않을 겁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FTA 세부내용까지 파악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황 과장은 “서울세관에서 FTA 관련 설명회를 열고, 기업에 직접 찾아가 교육을 하는 것도 결국 FTA 관련지식이 있어야 수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FTA를 활용해 중소기업이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그 빈칸을 채워주려는 노력을 서울세관이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