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포괄 확인서…잘못 발급하면 수출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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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원산지포괄 확인서…잘못 발급하면 수출자 책임 한국서 생산해도 ‘한국산 아니다’…원산지결정기준 따라 입증해야

기사입력2016-05-30 00:00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FTA를 통한 국가간 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수출·수입품의 원산지 증명 및 사후검증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사후검증 업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기업들은 패널티 및 관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영세하고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심각하다.

2011~2013년도 수출물품 원산지 검증결과에 따르면 자료미보관, 원산지증명서 작성오류 등의 이유로 관세추징을 당한 중소기업은 총 30곳이다. 이는 대기업(12건)의 약 3배에 달한다. 이에따라 향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가 발효될 경우 관련 자료 보관 및 작성 등 무역서식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가 FTA 발효 대비…무역서식 더 중요해져

‘원산지 증빙서류’란 FTA 관세특례법에 따라 수출입품의 원산지를 입증할 수 있는 문서다. 작성자, 기재사항, 유효기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서류를 말한다. 원산지 증명서류는 크게 원산지 증명서와 원산지 확인서류로 구분한다.

‘원산지 증명서’는 상품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증명하는 서류다. 협정 당사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출자가 발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원산지 포괄 확인서’와 ‘원산지 증명서’의 관계도<자료=김진규 관세사>

‘원산지 증명서’는 기관발급과 자율발급이 있다. 싱가포르·아세안·페루와의 FTA 협정은 기관을 통해 발급받은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기관발급이다. 관세청의 통관포털(portal.customs.go.kr)에서 신청, 심사 후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자율발급은 원산지 증명서를 수출자가 자율양식 또는 지정된 양식에 따라 작성한다. 한·미, 한·EU FTA 등이 이 방식을 적용한다. ▲공급기간 ▲공급자 인적사항 ▲공급받는자 인적사항 ▲원료명 ▲원산지 ▲단위 ▲수량 ▲단가 등을 기입한다. 협정에서 개별적으로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물품의 수출자·품명·수량·원산지 등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또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고 ▲원산지 증명서 작성대장을 비치해 발급내역을 관리해야 하며, 원산지 증명서에 서명할 수 있는 자를 지정해, 그 자가 서명해야 하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원산지 확인서류’는 원산지 증명서에 기재된 내용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서류다. 수출자, 제조자 등 각각의 개별주체가 어떤 재료들로 어떤 가공을 거쳐 생산했는지 등이 필수내용이다. 예를 들어 원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는 원재료의 생산지 확인서를 구비하면 되고, 최종수출자는 원산지 소명에 필요한 세금계산서 및 거래명세표, 자재명세서, 제조공정도 등이 필요하다. 최종 단계로 갈수록 구비서류가 많아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원산지 포괄 확인서’…잘못 발급하면 수출자가 전부 책임져야

구비서류중 국내의 공급자가 국내의 구매자에게 공급하는 물품이 FTA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한 물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원산지 포괄 확인서’의 경우 그 작성법을 정확하게 숙지해야 한다. 작성한 원산지 확인서를 바탕으로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생기면 발급당사자와 수출품 공급업체가 모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한국내에서 생산했다고 해도 전부 한국산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 개별품목과 원재료에 대한 원산지결정기준에 따라 입증서류로서 명확하게 입증될 수 있는 경우에만 원산지 포괄 확인서를 발급해야 한다.

원산지 포괄 확인서 작성방법.<자료=김진규 관세사>

우측상단 원산지 포괄 확인서의 ‘발급번호’는 특별한 형식은 없으며 회사 내부문서 규정에 맞게 지정하면 된다. 단, 원산지확인서 발급대장의 번호와 반드시 일치해야한다. ‘공급하는 자’와 ‘공급받는 자’는 세금계산서와 동일하게 작성하되 ▲상호 ▲사업자 등록번호 ▲주소 ▲대표자 성명 ▲전화 및 팩스번호 ▲회사주소(전자주소 포함)를 기재하면 된다. 공급자가 원산지 확인서를 작성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South Korea는 공식서류나 외교문서에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에 반드시 Republic of Korea로 기재한다. 연번은 자체적으로 순서를 매겨 쓰면 된다. 간혹 물건의 시리얼 넘버를 쓰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적용대상 협정’은 해당물품에 적용된 협정을 말한다. 원산지 포괄 확인서를 요청한 기업에 물어 작성하면 된다. ‘품목번호’는 해당 제품의 HS코드 6자리를 말한다. 품목분류는 원산지확인, 판정 등에 있어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정확히 분류해 기재해야 한다. 만약 잘못되는 경우 모든 판정이 오류가 될 수 있으므로 관세전문가들과 상담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TradeSOS, 세관, 관세청(152)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원산지 결정기준’에는 적용하고자 하는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 결정기준을 적으면 된다.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경우 ‘원산지 기준 충족 여부’의 충족에 ‘Y’를 쓰면 된다. 역내산 제품의 경우 세번변경 여부와 무관하게 역내가공일치 원칙에 무조건 충족하나 역외산 물품은 협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으로 세번의 실질적 변형이 있어야 한다. 실질적 변형은 원재료에 물리적·화학적 처리로 인해 특성이 바뀔만큼의 변형을 일컫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어를 고등어통조림으로 바꾸는 경우가 해당한다.

이와함께 원산지는 ISO의 투 레터 코드(2 Letter Code)를 적용해 'KR‘로 작성하면 된다. 모르는 경우 ’미상‘으로 표기하면 된다. ‘원산지 포괄 확인기간’은 제품의 원산지가 역내산 또는 역외산인지 발급자가 확인해주는 기간이다. ①동일한 구매자(생산자/수출자)에게 ②동일한 품목을 ③장기간·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경우 ④실제 물품 공급일로부터 12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초의 원산지확인서를 반복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복사용하려는 기간까지 발급자가 임의로 기재하면 되고, 최대인정기간은 12개월이다. 중간에 일부 부품의 원산지가 바뀌는 경우에도 즉시 재발급해야 한다.

제3자 원산지 확인제도를 통해 발급된 원산지 확인 결과서.<자료=김진규 관세사>

한·미, 한·EU FTA의 경우 원산지 증명서에 대해 특별히 정해진 가이드라인없이 스스로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부담이 크다. 지역내 FTA활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제3자 원산지 확인제도’를 이용해 볼만하다. 수출기업에 원재료나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기업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원재료 품목분류, 제조공정도, 자재명세서 등 관련서류를 검증해 ‘제3자 원산지 확인서’를 발급한다. 이용료는 무료다.

또한 ‘포괄 원산지 확인서에 대한 세관장 확인제’를 이용하면 중소제조업체가 작성·발급한 포괄원산지확인서의 적정성을 세관장이 직접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관세법인 한영의 김진규 관세사는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FTA 원산지 증명 및 사후검증에 필요한 서류와 작성법을 소개하면서 “원산지 증명과 관련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구매발주서(P/O:Purchase Order)를 받았을 때부터 관련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며 “제품통관 후에 원산지 증명서를 구비, 관세혜택을 적용하는 ‘사후협정’의 경우 중남미, 동유럽 등의 나라에서는 사실상 신청이 어려워 수출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