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구매후기 삭제한 대기업 오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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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불리한 구매후기 삭제한 대기업 오픈마켓 기준 명확하지 않은 약관 내세우며 소비자 기만

기사입력2015-07-08 15:25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3대 오픈마켓인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고객들이 올린 항의성 게시글을 임의로 삭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온라인 쇼핑몰도 아닌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픈마켓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 고객들이 올린 게시글을 마음대로 지우고 그런 사실이 드러날 것이란 생각을 못한 건지, 아니면 그래봤자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 그런건지 궁금할 뿐이다. 아무튼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의원이 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오픈마켓 구매후기 등 고객 게시글 삭제현황’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G마켓 501건, 옥션 602건, 11번가는 3257건의 구매후기를 삭제했다. 상품 Q&A(문의게시판) 게시글도 G마켓 1424건, 옥션 1623건, 11번가는 4만1879건을 임의로 지워버렸다. 의원실에서 공개한 대표적 사례를 보면, 책상을 주문한 한 소비자가 배송지연에 대해 항의 글을 올리고 며칠 후 자신이 올린 글을 찾아봤지만 삭제돼 있었다. 고객센터에 해당사항에 대해 문의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고객님이 동의한 약관에 우리가 글을 삭제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약관은 ‘상품평과 첨부된 의견의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회사는 해당 상품평과 첨부된 의견을 삭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부적절’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이들은 부적절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마음에 안 드는 후기는 지워버린 셈이다. 단순 욕설이나 근거 없는 비방 등이 아닌, 상품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정당한 항의글을 부적절한 의견이라며 삭제했으면서도 ‘약관’을 운운하는 오픈마켓의 태도는 우스울 따름이다. 구매자들이 남긴 상품 후기는 또 다른 잠재적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대부분의 오픈마켓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후기를 작성하면 포인트를 부여하는 등의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쇼핑 시장 거래액은 급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소비자 신뢰도 함께 커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