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표결의 不와 否…입(口)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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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송광호 표결의 不와 否…입(口)의 정치학 “체포동의안 때 ‘否’ 대신 ‘不’ 써낸 무효 많아” 보도

기사입력2014-09-05 15:30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大同團結…

3일 오후 표결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결된 후 안도하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시스>

철도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否決)됐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표결 결과, 총 투표수 223표 중 찬성 73표, 반대 118표, 기권 8표, 무효 24표였다. 당시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누리당 의원이 전원 부결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나올 수 있는 122표보다 28표나 많은 非찬성(반대·기권·무효)표가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가운데 반대 의사에 가까운 ‘기권’ 8표는 일종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지만 실수에 가까운 ‘무효’가 10.8%(24표)나 나와 궁금증을 자극했다. 경향신문은 이에 대해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냈다. ‘체포동의안 (중략) 국회의원이 한자 잘못 썼다가’.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이 기사는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의 한자 실력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국회 표결에서 ‘반대 의사’를 표현할 때는 투표용지에 한글 ‘부’ 나 한자 ‘否’(아닐 부)를 써야 하는데 ‘不’(아니 불)을 써 무효로 처리된 표가 상당수라는 증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새로 바뀐 국회의원 배지<제공=국회>

이 신문은 “不자 밑에 ‘口’(입 구)를 빠뜨린 표가 의외로 많았다”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의 말을 인용했다. “국회 투표소 벽에 투표방법이 쓰여 있는데 그걸 안 봤거나 흘려 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의 ‘한자 실력’뿐 아니라 국회의 표결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자 ‘國’(나라 국)이 들어간 국회의원 배지를 한글 ‘국회’로 바꿨다고 자랑하는 국회가 현재와 같은 표기방식을 고집해 무효표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한편 1년 전인 지난해 9월 4일 당시에는 의원들의 한자 실력이 현재보다 나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행된 표결에서 총 289표 중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가 나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당시 무효표는 6표로 2.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