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과실(?)…중소기업엔 그림의 떡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초저금리 과실(?)…중소기업엔 그림의 떡 대기업보다 부실채권비율 낮은데도 상대적 고금리

기사입력2014-08-19 00:00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리하락폭은 2008년 10월 금리에서 2014년 6월말 금리를 뺀 수치. 한국은행 발표 가중평균금리 기준. 부실채권비율은 금융감독원 발표 2014년 7월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 단위:%, %p. ©중기이코노미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중소기업 대출금리 하락폭은 대기업 및 가계 대출금리 하락폭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말 기준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대출금리(한국은행 발표)는 대기업 7.69%, 중소기업 7.86%, 가계 7.77%로 3개 주체 간의 대출금리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현재 이 수치는 각각 4.27%, 4.72%, 3.94%였다.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를 구가하는 동안 금리인하폭이 각각 3.42%p, 3.14%p, 3.83%%p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간 대출금리 차는 같은 기간 0.17%p에서 0.45%p로 벌어졌고,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의 금리차도 0.09%p에서 0.78%p로 벌어졌다.

반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4년 7월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15%로 대기업의 2.36%에 비해 0.21%p가 낮았다. 중소기업의 부실채권비율은 2010년말 3.11%로 대기업에 견줘 1.26%p나 높았지만, 2013년 6월말(2.15% 대 2.31%)부터 내리 5분기째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 10월 대비 2014년 6월 수치. 금리는 한국은행 발표 가중평균금리, 연체율은 금융감독원 발표자료. 단위:%p. ©중기이코노미

또 금감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대출채권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월말 현재 중소기업 연체율은 1.04%로 대기업의 0.64%에 비해 0.4%p 높다. 그러나 2008년 10월말 자료와 비교하면 상황이 역전된다. 당시 대기업 연체율은 0.26%, 중소기업 연체율은 1.79%였다. 대기업 연체율이 0.38%p 증가하는 동안, 중소기업 연체율은 0.75% 감소한 것이다.

연체율 등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중소기업간 금리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 은행권은 “중소기업의 재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서 오는 재무적 위험에 대한 할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 2013년까지 9개 시중은행의 신용등급 5~10등급 ‘비우량 기업’ 대출 자료를 보면, 비우량 대기업 대출이 92% 급증한 반면 비우량 중소기업 대출은 21% 감소했다. 재무적 판단보다는 대기업이라는 이름값에 치우친 결과라는 의미다.

한편 올해 들어서도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전국은행연합회 공시를 기준으로 2분기말 17개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단순평균)는 5.72%로 지난해말 대비 0.27%p 떨어졌다.

©중기이코노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4.17%와 4.19%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 가운데 국민은행과 전북은행, 기업은행은 각각 7.58%, 7.15%, 6.83%로 가장 높은 금리를 받고 있었다. 특히 산업은행과 제주은행은 반년새 금리를 0.24%p나 올렸다.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 금리를 0.09%p 올려받았다.

중소기업 금융 전문가들을 중소기업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출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형 대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사-고객사 간의 원활한 관계 형성으로 재무제표에 적히지 않는 정보를 상시수집해 리스크 탐지 및 경영전망 예측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망이 밝은 기업에게는 ‘비올 때 우산을 뺏는’ 일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국민대 이건희 부교수와 협성대 정상진 부교수도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지방은행의 관계형 대출에 주목한 바 있다. 지방은행들이 지역 중기들을 대상으로 관계를 형성해 여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좁은’ 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대출정보 수집과 활용에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