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금 과세 확정…재계·정부 힘겨루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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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사내유보금 과세 확정…재계·정부 힘겨루기 예고 “기존 것 제외, 투자·임금증가·배당하면 과세안해” 내년 시행

기사입력2014-07-25 00:00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방안이 확정됐다. 기존 유보금은 제외하고, 향후 소득에 대해서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논란이 지속된 대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신설로 결정됐다. 기업이 향후 발생하는 이익을 일정기간 이내에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추가과세를 하는 방안이다.

자기자본이 일정규모 이상인 법인에 대해 적용하며, 중소기업은 제외할 예정이다. 법인세 개정을 통해 2015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선순환 구축

<자료=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정부는 이번에 도입이 예고된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기존의 대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와 다른 제도라고 설명했다. 우선 과거에 축적된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기업이익의 일부분에 대한 과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시행됐던 대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경우, 각 사업연도 유보소득에서 적정유보소득을 제외한 금액에 25%의 세율을 적용했다.

정부는 “기업이익 중 앞으로 일정기간 내에 투자·임금증가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제외할 계획이므로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정책이 착실히 시행되면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일정기간”이 어느 정도의 기간이 될 지와 어느 정도의 비율을 투자·임금증가·배당으로 소진해야 하는지를 놓고 재계와 정부의 힘싸움이 예상된다.

전경련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내수 부진과 저성장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점에서, 경제계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기업 이익에 대한 과세는 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점을 감안해 기업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논평을 통해 “새 경제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안정위주였던 그동안의 정책기조에서 탈피해 거시정책의 확장적 운용과 주택시장 과열억제조치 완화 등 내수활성화와 민생안정, 경제혁신을 위한 분명한 정책의지와 과감한 대응방안을 잘 담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구체적 정부방안이 나오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향후 발생이익을 일정기간내 투자·인건비 미사용시 과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업사정을 고려해 접근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계·기업소득 선순환 통해 내수활성화 모색

정부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을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라고 설명했다.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선순환을 통한 내수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함께 도입됐다.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기업이 근로소득을 확충토록 유도하는 세제로,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당해연도 평균임금이 최근 3년 평균 상승률 이상 증가한 모든 기업에 대해 3년 평균 상승률 초과분의 10%를 세액공제하는 제도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5%를 세액공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패널티 부여가 아닌 자발적 임금인상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이므로 오히려 기업부담 경감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득격차 확대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 평균연봉을 산정할 때 대·중소기업의 모든 임원 및 고액연봉자는 제외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액 연봉자의 구체적 기준은 현황을 파악한 뒤 결정할 계획이다.

배당을 확대하기 위해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8월 중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주식소유자 비중은 외국인이 32.9%이며, 국내 개인의 비중은 23.6%였다. 정부는 “개인에 배당시 가계 가처분소득을 직접적으로 증가시켜 소비활성화에 기여”하고 “기관투자자에 배당시 결국 가계나 법인으로 환류될 것이며, 법인에 배당시 새로 도입되는 기업소득의 가계소득 환류정책 등에 따라 가계부문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기업의 배당성향이 지난해 21.1%로 세계 평균인 40.2%에 크게 못 미쳤으며, 추세도 점차 하락중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의 배당성향을 과도하게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국제수준에 근접시키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기금의 배당관련 주주권 행사 제약요인을 해소하는 등 각종 제도를 배당친화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연기금이 기업의 배당정책에 관여하더라도 경영참여목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해 경영참여목적 투자에 따른 불이익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또 중장기 배당수익성이 정확히 반영되도록 거래소 배당주가지수를 개편하고, 이사회 배당 결의시 관련내용의 주총 보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