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몸집 불리기 “M&A보다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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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대기업 몸집 불리기 “M&A보다 신설" CEO스코어 “대주주 지분 획득 쉬워 2세 승계 등 장점”

기사입력2014-07-09 10:22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우리나라 대기업은 몸집 불리기 방법으로 인수합병(M&A)보다 신설(분할 포함)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지분 획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9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3년말 기준 30대 그룹의 계열사(국내법인 기준) 편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4년 이후 10년간 신규 편입된 계열사 총 860개 중 519개(60.3%)는 신설을 통해, 341개는 M&A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M&A로 편입된 기업 수는 신설·분할보다 178개가 적었고 비중으로는 4대6 비율을 보였다. 대기업 그룹의 몸집 불리기에 신설이 M&A보다 더 주효했던 셈이다. 2004년 편입 이후 흡수·합병 또는 청산 등으로 없어진 기업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이처럼 M&A보다 신설 법인 비중이 크게 높은 것은 대주주 일가 경영의 특성상 인수 후 바로 계열사로 편입되는 M&A보다 대주주 지분 취득 등이 용이한 신설을 그룹들이 선호하며 생존율도 높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2세, 3세로의 자산승계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데에 M&A보다는 기업분할 등이 더 용이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30대 그룹 중 신설기업 수가 M&A보다 많은 곳은 총 21개 그룹에 달했다. 신설 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진과 OCI였다. 두 그룹 계열사 중 10년 새 편입된 계열사는 각각 32개와 16개였고 이중 각각 28개와 14개가 신설기업이어서 비중이 87.5%에 달했다. 한진은 물류와 운송, 레저 그리고 OCI는 발전 등 대체로 그룹의 영위 업종과 연관성 있는 계열사가 늘었다.

3위는 금융투자사를 대폭 늘린 미래에셋(21개. 80%)이었고, 현대와 대림(각 11개. 78.6%)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어 두산(13개. 76.5%), 부영(6개. 75%), 코오롱(17개. 73.9%), 삼성(22개. 73.3%), 한화(19개. 73.1%) 등이 10위 안에 자리했다.

반대로 M&A 비중이 높은 곳은 물류와 방송, 게임 업종 등에서 기업을 대거 인수한 CJ로 M&A 기업수가 37개로 63.8%에 달했다. 이어 현대백화점(14개. 60.9%), 신세계(12개. 60%) 등의 유통 그룹도 M&A 비중이 60%를 넘었다.

1천억원 미만의 중소형 기업 인수에서 치중한 것으로 보인 LS(30개. 58.8%)와 현대차(20개. 58.8%)는 4, 5위를 차지했다. 롯데(27개. 56.3%), 효성(16개. 55.2%), 동국제강(5개. 50%) 등도 편입 계열사의 절반 이상이 M&A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