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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세월호, 커지는 민간잠수사 운용 의혹
UDT동지회도 구조활동 못했다는데…세월호 계약업체만 참여
- 기사입력2014-04-25 11:2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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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구조행태를 비판하는 수많은 글들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경찰이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당연히 희생자에 대한 인격적인 모욕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정부에 대한 비판과 유언비어를 구분하지 못한 처사가 있어서는 안되겠다.
경찰청은 세월호 침몰 사고이후 8일동안 악성 유언비어 76건을 내사하고, 18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유포되는 악성 유언비어에 대해 모니터링 및 강력한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도 전했다.
세월호와 관련된 유언비어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민간잠수부를 자처한 홍모씨는 지난 18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민간잠수사 중 배안에 갇혀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또 정부가 민간잠수사들에게 시간만 때우다 가라고 했다고도 폭로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이 발언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지만 사실이 아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 씨는 민간잠수사도 아니며, 사실과 다른 발언이나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전력도 다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홍씨는 23일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홍씨의 발언은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민간잠수사들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잠수장비를 끌고 진도 팽목항을 찾아간 민간업체는 통제하면서, 동일한 장비를 한 인양업체로부터 제공받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인양업체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회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경은 민간잠수사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으나 열악한 바다 상황에 구조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해군 특수여전단 수중폭파대(UDT) 전역자 출신들로 이뤄진 UDT동지회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경의 원활하지 못한 업무 처리로 인해 전문 잠수사들이 물에 한번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UDT동지회는 거듭 즉각적인 투입을 요청했지만 해경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시간을 끌었을 뿐이라고 한다.
정부는 민간잠수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UDT동지회는 전역한 민간인들이지만 80%는 수중공사나 잠수관련 일을 하는 베테랑들이며, 레저 목적으로 잠수를 배운 여타 민간잠수사들과는 숙련도를 비교하기 힘들다.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은채 유언비어를 유포하지 말라고 엄단의지만 밝혀서는 안된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후 1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68명이 구조됐다는 희망적인 브리핑을 내놨다. 금새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잘못된 보고는 많은 여파를 낳았다. 안전행정부가 상황을 오판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민간잠수사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에서 유언비어 엄단 의지만 밝혀서는 있던 신뢰도 사라질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