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책임수납’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가스 ‘책임수납’ 을(고객센터) 대납금 빼돌려… 공정위, 솜방망이 늑장대응 비난

기사입력2014-03-31 09:53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도시가스 책임수납제도란, 사용자의 가스요금 체납시 도시가스회사가 하청업체라 할 고객센터에 체납금을 대신 물게 하고 일정액의 수수료(대납금액의 10%내외)를 지급한 후, 체납금이 회수되면 다시 고객센터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일종의 리스크 아웃소싱이라 할 수 있다.

가족친화기업 서울도시가스

사진은 지난 2012년 당시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서울도시가스.<사진=서울도시가스>

대성그룹 계열의 서울도시가스는 1996년 1월10일부터 2007년 6월20일까지 이 제도를 운영해 왔다. 이 회사는 2006년 9월1일부터 2007년 6월20일까지 이 제도를 종료하면서 56개 고객센터가 대납한 가체납 요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체납기간이 1년 이상인 미회수 체납금을 고객센터가 부담토록 하고 돌려주지 않은 행위르가 공정위에 적발돼 조치를 받았다.

이렇게 돌려주지 않은 미회수 체납금은 8억9000여만원에 달하고, 추후 체납금이 들어와 돌려준 3억원을 제외해도 5억9000여만원을 고객센터에 전가한 셈이 된다.

한편 이 회사는 4660세대의 은평뉴타운 1지구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 관할 지역을 자신의 계열사 서울도시개발의 관할구역으로 만들었다. 기존 고객센터와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객센터들에게 직원 선물용으로 올리브오일 등을 구입토록 강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서울도시가스에 시정명령(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고객센터에게 서면통지)과 과징금 200만원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이 과징금은 고객사에 전가한 체납금액 5억9000만원의 1%도 되지 않아 공정위는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는 “법적 시효와 과징금 부과 상한선(관련 매출액의 2%)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6월 신고를 받고도 9개월만에 조치를 내려 늑장대응 논란에 처하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체납요금 문제는 지난해 6월 신고가 들어왔지만, 관할구역 조정과 선물 강제는 11월에 신고받아 늑장대응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서울도시가스 이외에 다른 기업의 유사행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기업에는 체납요금 고객센터 전가와 같은 유사행위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타기업으로의 조사 확대에 대해서는 “이번 건은 종료된 것이고 관련 내용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