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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윤리성 논란에 휩싸인 소셜데이팅 자정 가능할까?
‘애슐리 매디슨’으로 촉발된 소셜데이팅 비즈니스 논란
- 기사입력2015-09-06 15:04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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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 사이트 첫 화면에 보이는 홍보문구가 당혹스럽다. “은밀한 만남을 위한 세계 최고의 기혼자 데이팅 서비스입니다”라는 한마디가 사이트의 성격을 드러낸다. ‘애슐리 매디슨’의 홈페이지를 보면 일개 소셜데이팅 사이트를 두고 왜 이리 논란이 크게 벌어졌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지난 7월 해킹당해 회원정보 3800만명이 공개됐다. 애슐리 매디슨을 비판하던 목사도 이 사이트의 회원임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회사는 ‘기혼자 데이팅 서비스’에 대해 당당하다. 적어도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사이트가 차단 대상이었다. 간통죄가 있는 한국에서는 불륜이 형법상 범죄였기 때문에 차단의 명분이 있었다. 그러나 간통죄가 위헌판결을 받으면서 차단조치가 해제됐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성인인증을 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검색결과가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애슐리 매디슨이 알려지기 이전에도 소셜데이팅서비스들은 있었다. 국내에서 결혼정보회사가 하는 서비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애슐리 매디슨처럼 기혼자들의 불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소셜데이팅서비스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점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모든 소셜데이팅을 불륜 조장이라고 매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명백하게 불법행위를 조장하지 않는 이상 어떤 서비스건 서비스할 자유를 쉽사리 침해할 수는 없다.
소셜데이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의 유명 소셜데이팅사이트 중에는 회원수가 100만명을 넘긴 곳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행하는 ‘이슈와 논점’ 제1061호에서 최진응 입법조사관은 ‘소셜데이팅시장의 성장에 따른 규제 쟁점과 개선과제’에서 소셜데이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을 정리했다. 최 조사관은 먼저 본인확인제나 범죄경력조회 등이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 보다는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 조사관은 실제로 외국에서도 이같은 규제를 가한 사례는 없다. 국내사업자에게만 역차별을 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단 국내 소셜데이팅 사업자들이 소비자에 대한 안전조치를 공지하고, 불법정보를 게시한 이용자에 대해 신고하거나 문제가 있는 회원에게 적극적인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전자상거래법 상 신고없는 사이트나 사기성 정보를 제공한 사이트에 대해서는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문제는 애슐리 매디슨처럼 윤리적인 논란이 발생한 서비스의 경우다. 최 조사관은 “현행법상 불법정보로 규정할 수는 없으나, 본인인증 없이 청소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검토를 통해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법적 현실 안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주장이다. 불륜 조장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소셜데이팅 업계에서 보면 애슐리 매디슨으로 촉발된 논란이 서비스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법적이면서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지속한다면 언젠가 시장은 옥석을 가려낼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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