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한계기업, 코스피 2배…경기부진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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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코스닥 한계기업, 코스피 2배…경기부진 직격 한국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도, 증가속도도 주요국 중 ‘2위’

기사입력2025-02-07 00:00

코스닥 시장의 한계기업 비중이 코스피의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의 비율인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하는데, 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글로벌 금융데이터 플랫폼 캐피탈 IQ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3분기 상장 2260개 기업(코스피 749개, 코스닥 1511개) 중 코스닥 상장사의 23.7%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한계기업은 10.9% 수준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한계기업 비중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계기업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도 코스닥 시장이 더 빨랐다. 2016년부터 2024년 3분기 사이 코스피 시장의 한계기업 비중은 8.4%에서 10.9%로 2.5%p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6.6%에서 23.7%로 17.1%p가 늘어났다. 이에 한경협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중소기업이 크게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다른 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과 비교해도, 한국의 비중은 크게 높았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와 비교해서, 한국은 비중과 증가속도 모두 2위 수준이었다.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상장사 중 한계기업 비중은 19.5%였다.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25.0%)으로 유일하게 20%가 넘었다. 이어서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순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 한계기업 비중이 23.7%로 코스피 상장사의 2배 수준을 보였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증가폭을 비교해봐도, 한국은 2016년 7.2%에서 2024년 3분기까지 12.3%p 증가해, 미국(2016년 9.2%)의 15.8%p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국(6.9%p, 6.7%→13.6%) ▲프랑스(5.4%p, 14.0%→19.4%) ▲일본(2.3%p, 1.7%→4.0%) ▲독일(1.6%p, 17.1%→18.7%)의 증가폭은 한자릿수 수준이었다.

한경협은 한국의 한계기업이 주요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판매부진과 재고증가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한계기업 이외에, 당해연도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일시적 한계기업의 비중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국 상장사 중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6.4%를 기록했다. 미국(37.3%)보다는 낮았지만 ▲프랑스(32.5%) ▲독일(30.9%) ▲영국(22.0%) ▲일본(12.3%) 등 주요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22년말 31.2%에서 2023년말 36.9%로 5.7%p 상승한 후 2024년 3분기까지 연거푸 35%를 웃돌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한계기업이 높은 업종을 살펴보면, 부동산업이 33.3%로 유일하게 30%를 웃돌았다. 이어서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4.7%) ▲도매 및 소매업(24.6%) ▲정보통신업(24.2%) 순이었다. 16개 업종 분류 중 총 8개 업종에서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이 20%를 웃돌았다.

주요 업종 중 2016년 대비 2024년 3분기, 한계기업 비중이 크게 오른 업종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었다. 2016년 4.0%에서 지난해 3분기 24.7%로 20.7%p 늘어났다. 이어서 ▲정보통신업(19.7%p, 4.5%→24.2%) ▲제조업(10.7%p, 7.4%→18.1%) ▲도매 및 소매업(9.6%p, 15.0%→24.6%)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한계기업 비중은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줄어들 수 있다. 한계기업에서 벗어나려면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져야 하는데, 영업이익이 늘어나거나 이자비용이 줄어들 경우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경기상황이다.

한국은행은 2024년 12월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자율 하락이 미치는 영향은 “채무상환능력이 양호한 기업들(상위 25%)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명목GDP)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와 이로 인한 이자보상배율 제고 효과는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에서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밑도는 한계기업에 더 필요한 것은 경기부진 종식과 영업이익 증가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