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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으로 만든 전등, ‘폐교과서’로 만든 오브제
버려진 폐기물의 눈부신 변화…‘뉴 아키미스트’ 미술 전시회
- 기사입력2025-01-03 17:26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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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생 작가 7명이 한데 뭉쳤다.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에서 오는 5월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새로운 연금술사라는 뜻의 ‘뉴 아키미스트(New Alchemist)’를 주제로 다양한 친환경 소재의 디자인 작품이 선보였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에서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 전시가 한창이다. ©중기이코노미이번 전시를 주최한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현재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과연 합리적인지, 무엇이 지속가능성을 만들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때가 왔다”며, “한 사물의 제작과 유통 전반에 걸쳐 있는 환경 문제를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고찰한 바를 제시한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실제로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쉽게 버리고, 폐기 처리하는 재료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을 볼 수 있다.내 머리 위의 솜사탕 구름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솜사탕 기계의 원리를 차용한 방식으로 제작해 구름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형태와 독특한 텍스처가 구현된 한승한 작가의 ‘PLOUD’(사진 위), 매일 식탁에서 쏟아지는 일반 쓰레기인 계란 껍질을 활용한 최지우 작가의 ‘Eggshell’ ©중기이코노미▲알루미늄 캔을 활용해 조명을 디자인한 김지용 작가의 ‘Lost Value’ ▲폐기된 교과서를 활용한 리빙오브제를 선보인 양희민 작가의 ‘Layers(겹)’ ▲왕겨를 활용한 소재 연구 결과를 보여준 이시욱 작가의 ‘Husk’ ▲PE 폼을 가구로 재탄생시킨 주현식 작가의 ‘FOAM STOOL SERIES’ ▲계란 껍질을 조명으로 선보인 최지우 작가의 ‘Eggshell’ ▲버려진 미역을 전등으로 제작한 최혜주 작가의 ‘With’ ▲플라스틱 병뚜껑을 녹여서 구름 모양 조각상을 표현한 한승한 작가의 ‘PLOUD’ 등 편리함과 환경파괴의 경계와 양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예정인 최혜주 작가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봤다. 어떤 주제로 접근하면 좋을지 생각한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건강한 식재료로 사랑받는 해조류가 해외에서는 흐물거리는 식감 때문에 폐기된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에 깊이 남았었다. 게다가 괭생이모자반이라는 유해 해조류 때문에 해양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며, “이런 문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미역을 소재로 선택한 계기를 설명했다.미역의 변신
상품성이 없어져 버려지던 미역을 생분해할 수 있는 바이오 패브릭으로 개발한 최혜주 작가의 ‘With’ ©중기이코노미알루미늄 캔이 전등갓으로
국내 재활용률 약 30%에 불과한 캔을 활용한 김지용 작가의 ‘Lost Value’ ©중기이코노미지식과 풍요로움의 상징을 ‘지속가능성’에 담다
폐기된 교과서를 지식을 담는 도구라는 상징을 담아 리빙오브제로 재탄생시킨 양희민 작가의 ‘겹’(사진 위), 쌀 도정 과정에서 매년 약 80만톤이 부산물로 발생하는 왕겨를 자연분해가 가능하도록 소재 개발에 매진한 이시욱 작가의 ‘Husk’ ©중기이코노미환경 이슈로 인해 소재를 선택했지만, 작업과정에서 소재 특성에 따른 재미도 느꼈다고 한다.최 작가는 “미역은 원산지와 종류에 따라 색감부터 텍스처까지 똑같은 게 없다. 그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다”며, “처음에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와 당황스러웠지만, 금세 자연물이라는 게 다 똑같을 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런 부분이 오히려 내 작업을 돋보이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다양한 텍스처를 느끼면 좋겠고, 빛이 투과됐을 때 보이는 미역 입자들을 보면서 일상에서 접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기회로 제작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윤리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디자인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는 김, 다시마 등 다른 해조류를 직접 채취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