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튀르키예·멕시코·태국…K-뷰티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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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인도·튀르키예·멕시코·태국…K-뷰티 블루오션 글로벌 화장품 시장 성장세…점유율 확대위해 ‘4대 시장’ 주목

기사입력2024-04-29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세계시장에서 화장품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화장품 수요가 늘고 한국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K-뷰티 수출현황 및 신규 유망시장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화장품 시장이 지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현황을 점검하고 새롭게 공략할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K-화장품, 중국 수츨 감소하고 미국·일본 수출 증가

자동차와 더불어 대표적인 소비재 수출품목인 화장품은 수출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무역흑자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며 성장해왔지만, 2022년 對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화장품 수출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중국의 소비위축·한한령·중국내 애국소비 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중국은 2023년 기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대상국 1위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어 그 중요도가 높은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미국, 일본 등 여타 국가로의 수출증가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특히 對미국 화장품 수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화장품의 성분과 사용감 등 품질에 만족해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23년 미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점유율 5위로 부상하기도 했다.

對일본 수출 역시 크게 늘어, 2022년 일본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화장품은 프랑스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여타 국가와 달리 색조 화장품이 수출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고령화된 일본사회에서 현지업체가 소홀히 한 10~20대 대상 색조화장품의 빈자리를 한국 브랜드가 채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규모별 수출추이도 크게 바뀌었다. 2010년대 대기업 2개사의 수출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2013년에는 89.2%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35.7%로 축소됐다. 반면 K-뷰티의 제2전성기를 중소기업이 주도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2022년 64.3%로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안정적 수출 증가세 유지 위해 수출대상국 다변화 필요

보고서는 안정적인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시장 외에 수출대상국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가 화장품 수출다변화를 위해 수입수요, 한국 관심도, 시장잠재력을 고려해 화장품 수출 유망시장을 선정한 결과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을 ‘4대 시장’으로 꼽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인도, 소비 성장잠재력 크다=인도의 2030년 기준 중위연령은 31세로 중국(43세), 미국(40세)보다 낮은 젊은 인구 국가다. 2030년에는 화장품 주요 소비연령인 20~49세가 인도 인구의 46.3%를 차지할 전망이다. 2022년 인도의 화장품 소매시장 규모는 157억 달러로 세계 7위다. 연소득 1만 달러 이상인 중산층이 지난해 6000만명에서 2027년 1억명을 넘어 화장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이후 K-콘텐츠는 인도의 주류 문화로 부상했으며, K-콘텐츠로 형성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 인도 기초·색조화장품 수입시장 순위에서 한국은 2018년 9위(7.1%)에서 2021년 3위(9.5%)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인도 화장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주력품목인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비건, 천연성분 제품과 친환경 패키징으로 온라인 마케팅, 이커머스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인도 화장품 시장 진출시 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하고 수입허가증 취득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또한 포장 및 라벨링은 인도 화장품법2020을 준수해야 한다. 인도의 화장품 기본 관세율은 10~20%이지만, 한·인도 CEPA를 활용하면 무관세 혜택이 가능하다.

◇튀르키예, 할랄·비건으로 공략=튀르키예 인구는 8500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49세 인구 비율도 45.8%에 달한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젊은층이 많아 화장품 소매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 한류 동호회 회원은 300만명으로 세계 8위의 규모이며 한국화장품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초·색조 화장품의 한국제품 수입점유율 순위는 2019년 8위에서 2023년 3위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튀르키예 소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할랄·비건 제품 확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튀르키예 국민의 99%는 무슬림으로 할랄 인증제품을 선호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제품과 클린 뷰티가 인기다. 따라서 튀르키예 공인 할랄인증기관에서 할랄 인증마크를 부여받는 것이 유리하다. 튀르키예 국내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자 설계생산)사들은 할랄제품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라면 튀르키예 ODM과 협업할 수 있다. 할랄 인증이 어려울 경우 유해성분을 배제하고 천연성분과 친환경 용기를 활용한 비건제품 비율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

또, SNS 사용이 활발한 튀르키예 특성을 감안해 온라인 채널 및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지만,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많이 이뤄지는 만큼 그라티스, 왓슨스 등 헬스앤뷰티 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채널 입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멕시코, 한류동호회 회원수 2위=인구 1억2000만명으로 젊은 인구가 많아 두터운 소비층을 보유한 멕시코는 화장품 소매시장이 크고 화장품 수입액도 최근 3년간 연평균 23% 상승했다. 현재까지 멕시코 기초·색조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약 3%로 9위에 그치고 있지만, 지난해 한류 팬덤 수가 폭증하면서 향후 한국제품 점유율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 동호회 회원수가 세계 2위로 부상했다. 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23년 맥시코에서 K-팝 콘서트는 34회 열렸고, 넷플릭스 K-드라마 7편 이상이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멕시코 소비자들의 환경문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친환경, 비건, 건강이 소매시장의 중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멕시코는 2021년 9월 동물실험금지법이 통과되면서 동물실험을 거쳐 제작된 화장품의 제조, 수입 및 판매가 금지됐다. 또 팬데믹 이후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건강한 아름다움과 심플케어를 지향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틱톡·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마케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태국, 인도차이나 지역 허브=태국은 인도차이나 지역의 허브로 소비시장, 인구, 위치를 고려할 때 유망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태국의 화장품 수입액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21.5%, 15.4% 증가했고 소매시장은 2027년까지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류동호회 회원은 1951만명으로 세계 3위 회원수를 보유한 태국은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영향력이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지난해 태국 콘서트에는 8만50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으며 한국어 수강 중고등학생은 4만600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또, 현지에 소주 제조사가 생길 정도로 한류를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한다.

보고서는 태국 소비자 사이에서 중저가·소용량 화장품이 편의점 유통망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로션, 크림, 립 틴트, 마스카라 등 기초·색조화장품을 작은 파우치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태국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기업이라면 편의점 판매를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다양하게 소용량 제품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반응을 확인하는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태국은 화장품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돼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큰 시장이다. 따라서 틱톡 내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틱톡샵 판매를 결합한 판매전략이 효과적이며, 오프라인 체험도 중시하는 태국 소비자들을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