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스크 극복 ‘넥스트 차이나’ 인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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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차이나리스크 극복 ‘넥스트 차이나’ 인도 주목 연평균 7% 고속성장…韓 화장품, IT서비스, 의료관광 유망

기사입력2017-05-02 11:19

새로운 시장으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을 추월하는 경제성장을 기록한데다, 거대 인구를 보유해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2014년 출범한 모디정부의 제조업 육성정책에 따라 향후 글로벌 제조허브로 자리잡을 전망이어서 새로운 투자처로 뜨고 있는 것이다.

젊고 강한 인구, 중산층 증가, 모디노믹스…고속 성장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0년까지만 해도 세계 12위 경제규모였던 인도는 2014년 이후 꾸준히 7%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 지난해에는 세계 7위에 올랐다.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하며 ‘세계의 엔진’이라 불리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뛰어넘은 지도 오래다. 2012년 5.6%였던 인도의 실질 GDP성장률은 2015년 중국(6.9%)을 뛰어넘은 7.3%였고, 지난해에는 7.4%를 기록했다. 중국의 지난해 실질 GDP성장률은 6.5%에 그쳤다.

©중기이코노미

여러 국제기구와 경제관련 민간기관들은 2030년부터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경제대국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인도의 성장 배경에는 젊고 강한 인구, 중산층의 확대, 모디노믹스 등이 있다.

미국 CIA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7월 기준 인도인구는 13억3628만명이다. 중국(13억7354만명)에 이어 세계 2위다. 인구 가운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8억5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6.2%를 차지한다. 매년 600만명의 대학졸업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으로 신규유입되는 노동력은 500만에서 55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나서서 노동인력 수준을 높이고 있는데다, 중산층의 증가로 사교육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어 향후 노동의 질은 더 향상될 전망이다. 양질의 인구가 풍부하나 임금은 저렴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도시 근로자 가운데 고등학교 이상 교육 받은 남성의 일평균 임금은 524루피(한화 약 9100원) 정도다.

1인당 소득이 늘면서 중산층도 늘고 있어 잠재력이 큰 소비시장이다. 2015년말 기준 인도의 1인당 명목 GDP는 1617달러에 지나지 않으나,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가계의 가처분 소득증가로 소비규모가 커지고 있다. 인도 응용경제연구원(NCAER)은 2010년 기준 가구당 소득 34만~170만루피(한화 약 600만원~3000만원) 구간을 중산층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13.1%로 추산된다. 2012년 1억6000만명이었던 중산층 인구는 2025년 5억4700만명(인구대비 3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2014년 취임한 모디 정부는 2025년까지 GDP대비 제조업 비중을 현재 15%에서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Make in India’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항공, 화학, 건설, 전자기기와 같은 25개 중점 유치분야를 지정하고 투자 인센티브 제공, FDI 상한 완화 및 철폐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어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이밖에 규제철폐, 행정절차 간소화, 전자정부 구축, 대규모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늘리고 도시간 산업연계, 스마트시티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지리적 위치에 따라 아세안(ASEAN)과 아프리카와도 긴밀한 경제협력관계를 갖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VUCA’ 인도…韓기업 화장품, IT서비스, 의료관광 유망

인도가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국내기업에는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곳으로 분류된다. 오죽하면 ‘변동이 잦고(Volatilel),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하다(Ambiguous)’는 ‘VUCA’라는 별명도 있다. 2015년 포브스가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도 144개국 가운데 97위며, 세계은행의 사업용이성 평가에서도 189개국 중 130위다. 외국인에 대한 비우호적인 법규, 미비하고 복잡한 제도, 느린 법적·행정적 처리 등의 요인 때문이다.

우리기업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는 화장품, IT 등이다. 특히 인도 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화장품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인도상공인연합회(ASSOCHAM)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화장품 시장은 약 65억달러다. 2011년 이래 매년 1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함에 따라 2025년에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 뷰티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고, 제품수요 주요 계층인 젊은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크다. 소득증가로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수요도 늘고 있다.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타깃별로 가격을 적절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IT는 인도의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인력과 인프라 확보가 용이하다. 제조업육성과 스마트시티 건설이 모디정부의 핵심정책이어서 이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우위를 갖춘 국내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수익이 보장되고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 의료관광, 에너지분야도 현재 시장은 크지 않지만,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 조충제 연구위원은 “‘차이나리스크’가 현실화 된 가운데 인도는 넥스트차이나로서 그 중요성이 크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민간진출을 지원하고, 민관공동진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