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중소 프랜차이즈, 海外시장 걸음마 떼는 법
가맹비·로열티 받되 현지화 부담 적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 기사입력2015-02-12 14: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중소기업 제이엔티가 운영하는 컵밥 브랜드 더컵은 독일에서 ‘한국판 맥도날드’라 불린다. 평균조리시간 2분짜리 패스트푸드이면서도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더컵은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 지점을 시작으로 2년 만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시장까지 진출했다.
더컵은 한식 메뉴를 구성하면서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나 재료와 접목시킨 메뉴를 꼭 한 개씩은 넣었다. 그래야 현지 고객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사진=더컵>더컵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시장을 노크했다. 본사가 해외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현지 국가의 파트너 기업에게 로열티를 받고 브랜드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직접투자와 비교했을 때 빠른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더컵을 운영하는 제이엔티의 김지혜 팀장은 지난 11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서비스기업 해외진출 성공세미나’에서 “대기업이라면 해외시장에 충분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할 수 있겠으나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면서 “해외시장 직접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버티지 못하고 1년 내에 철수한 중소기업들을 많이 봐 왔다”고 말했다.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가맹사업을 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직접투자 방식이다. 현지 파트너를 찾을 물색할 필요 없이 직접 운영할 수 있어 통제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현지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실제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은 2000년대 초반 직접투자 방식으로 중국과 미국에 진출했다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회사는 최근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말레이시아의 예치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진출하기로 했다.이같은 합작투자도 해외 가맹사업 방식 중 하나다. 스타벅스도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과 합작투자 계약을 맺고 한국에서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합작투자는 지점에 대한 통제가 수월하고 합작회사 직원을 통한 정보 교류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실패했을 때는 상당한 투자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도 있다. 앞서 예를 든 MPK는 지난해 10월 필리핀 외식기업 WCGC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서비스기업 해외진출 성공세미나’에 참석한 더컵 김지혜 팀장은 신뢰할 수 있는 해외 파트너를 만나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제이엔티 김 팀장은 “중소기업에는 적은 자본으로도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이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채택하게 됐다”면서 “해외시장 조사를 아무리 오래 한다 해도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해 파트너 기업과 손을 잡으면 현지 정보는 물론 인프라 면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더컵의 경우 해외 프랜차이지(franchisee·판권을 구입한 가맹점주)에 사업권을 판매할 때 받는 가맹비와 함께 가맹점 월매출의 3%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최대 관건은 신뢰할 수 있는 프랜차이지를 찾는 일이다. 해외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에 이점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김지혜 팀장 역시 “모든 조건을 갖춘 파트너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파트너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느냐다. 초기에 가맹비를 받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약서를 쓰는 그 순간부터 진정한 비즈니스가 시작된다. 끊임없이 프랜차이지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컵의 경우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가 주최하는 해외 박람회에서 파트너를 찾았다.프랜차이즈 매장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음식 조리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는 현장에서 공수했다. 한국 식자재를 현지 가맹점에 공급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욕심은 버렸다는 것. 김 팀장은 “시장조사 과정에서 현지에 있는 식재료 공급업체들을 직접 선정했다. 현지 재료를 쓰면 메뉴 신선도는 높아지고 원가는 낮아진다. 양자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했다.음식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소스는 한국에서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현지 유사브랜드의 모방을 막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각 국가마다 위생법이 달라 소스를 수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현지에서 수입허가서를 받지 않으면 음식을 보낼 수 없는데, 수입허가서를 받으려면 검사비만 수천만원에 관련 교육도 72시간을 이수해야 했다”고 설명했다.메뉴 현지화는 필수다. ‘맛’이란 예민한 분야라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그대로 진출했다간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된다는 조언이다. 더컵은 한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면서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나 재료와 접목시킨 메뉴를 꼭 한 개씩은 넣었다. 그래야 현지 고객들이 처음 가게를 찾았을 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