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밥그릇’ 손댄 못된 대·중견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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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中企 밥그릇’ 손댄 못된 대·중견 기업들 ‘위장 중기’ 앞세워 중기 전용 조달시장 2년간 1천억원 납품

기사입력2015-01-28 14:00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사업을 따낸 26개 기업이 적발됐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중인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조사를 벌인 결과, 19개 중견·대기업이 설립한 26개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위장 중소기업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시장에서 따낸 금액은 101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납품액은 540억원으로, 2013년도의 474억원에 비해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위장중소기업의 공공조달시장 납품규모

<자료=중소기업청>

이중 공공조달시장에 납품 경험이 있는 20개 기업의 2년 평균 납품규모는 51억원였다. 이중 2개사는 100억원 이상을 납품했고, 3개사는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을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억원 이상 40억원 미만은 4개사, 10억원 미만은 총 11개사였다.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 중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보인 회사는 중견기업인 케이씨씨홀딩스가 설립한 소프트웨어업체 시스원이었다.

케이씨씨홀딩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자, 위장 중소기업인 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했다. 시스원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 중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476억원의 사업 물량을 따냈다.

이어서 삼표 252억원, 유진기업 89억원, 쌍용양회공업 60억원, 다우데이타 56억원, 고려노벨화약 50억원 등이 중소기업의 몫을 가로채온 것으로 드러났다.

2년간 납품실적 상위권 중견·대기업

<자료=중소기업청>

이중 삼표는 삼표그룹 회장의 친족이 위장 중소기업 지분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 유진기업·팅크웨이·다우데이터는 각각 2개사씩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다 적발됐고, 나머지 15개사는 각각 1개사가 적발됐다.

중소기업 위장 형태로는 중견·대기업이 위장 중소기업의 대표나 등기 임원의 50%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경우가 9건(34%)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개 기업은 납입자본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대기업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사례는 8건(31%)이었다. 중견·대기업의 대표 또는 임원이 중소기업의 대표나 임원을 겸임하고 있는 사례도 6건(23%)이 확인됐다.

이밖에 중견·대기업이 위장 중소기업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중소기업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경우가 2건, 중견·대기업이 위장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의 공장 및 토지·건물·시설 등을 임대해 우회적으로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하고 있는 경우가 1건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9개사(35%)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관련 입찰에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참여가 2012년 5월부터 금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레미콘 7개, 전기전자 4개, 기계 2개, 아스콘 2개, 일반청소업 및 가구 1개 순이었다.

중소기업청은 이번에 적발된 26개 기업 명단을 ‘공공구매종합 정보망’을 통해 공고하고,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한 관련법에 따라 향후 공공기관이 중기간 경쟁입찰에서 참여를 제한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허위, 거짓으로 중소기업 확인서를 발급받은 기업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조사를 통해 허위, 거짓으로 확인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향후에도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2013년도 실태조사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전면적인 조사이며, 당시에는 36개 기업을 적발해 공공 조달시장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최수규 중소기업청 차장은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축의 일환”이라며, “공공 조달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을 영구히 퇴출시켜 정직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적발 위장 중소기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