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은 진화중…‘나홀로’ 지고 ‘협업’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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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CSR은 진화중…‘나홀로’ 지고 ‘협업’ 대세 전문성·신뢰도 등 강점…현대해상·아모레퍼시픽 등 성공적

기사입력2014-12-09 00:00

이혜원·채송화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경련이 연 ‘기업 사회공헌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김태영 교수. ©중기이코노미

연탄 나르기, 김장 담그기, 급식봉사에 머물렀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유관기관들과 협력한 전문적인 사회공헌활동이 늘어나면서 이해당사자들 간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김태영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를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면서 개별 주체가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점점 어려워면서, 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문제해결 방식이 필요해진 상황”으로 해석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기업 사회공헌 아카데미’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지역의 ‘스트라이브 투게더’ 프로젝트를 기업과 유관기관 협업의 성공사례로 들었다.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신시내티시가 생활용품 제조회사 P&G, 전기기기 제조회사 GE, 금융회사 PNC와 학교, 교육전문가, 지자체 등 300개의 유관기관과 협업해 총체적인 교육진흥 사업을 펼쳐 대학 진학률을 10% 상승시켰다는 것이다.

“스트라이브 투게더는 일관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참여주체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낸 강력한 협업 사례”라면서 “외부 전문가집단과 강력한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유관기관 협력으로 CSR 전문성 강화

국내 기업들도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경련이 국내 234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77.5%가 유관기관과 협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협력한 기관으로는 비영리단체(NPO)가 48.4%(중복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정부·지자체 14.7%, 자사출연재단 4.2% 등으로 조사됐다.

현장 경험이 부족한 기업들은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모자란 전문성을 보충하려는 계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을 선호하는 이유는 ▲NPO 현장경험과 전문성 및 네트워크(44.1%) ▲대외적인 신뢰확보(28.5%) ▲기부금 처리 용이(14.5%) ▲기업내부 전담인력 부족(12.9%) 등이 꼽혔다.

현대해상의 사회공헌프로그램 ‘소녀, 달리다’ <사진=현대해상>

실제로 현대해상은 지난해 초등학교 여학생 달리기 후원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125개 학교와 서울시교육청,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았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는 스포츠교육학, 운동 발달 및 스포츠심리학, 운동생리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구성을 맡았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대해상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와 많은 NPO의 도움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회공헌활동에서 가장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유방암 예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인 ‘핑크리본캠페인’은 보건복지부, 전국 지자체, 보건소, 인구보건복지협회, 한국유방암학회, 각 병원 의료사회복지사 등과 협업했다. 금호타이어, 불스원 등 다른 기업도 핑크리본캠페인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협업보다는 독자적 사회공헌 활동을 고수하는 기업들도 있다. 전경련의 사회공헌 운영방식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56.3%가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41.3%는 자체사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기업 열곳 중 네곳 이상이 독자적 사업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자체사업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기업 특성에 맞는 독자적 사업개발을 위해(46.6%) ▲기업-NPO 간 시각차 때문(28.2%) ▲공유가치 창출이 수월해서(12.2%) ▲전문성 있는 NPO를 찾기 어려워서(7.6%) ▲기업 내부 전담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서(3.1%)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