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임직원 37억 불법투자해도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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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금융사 임직원 37억 불법투자해도 솜방망이 5년간 투자원금 213억원, 과태료는 11%…형사처벌 없어

기사입력2014-10-16 14:2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5년간 금융사 임직원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 현황

<자료=강기정 의원실> ©중기이코노미

지난 3월 부국증권 모 이사보는 2009년부터 약 1년9개월여 동안 모친과 부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705종목에 걸쳐 최대 16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이 적발됐다. 이 임원은 정직과 함께 투자금의 3% 수준인 500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받았다.

4월에는 하이투자증권의 모 전무가 2009년부터 약 2년5개월간 회사 자기자본투자 관련 투자종목 결정을 위한 사내위원회에 참석해서 알아낸 정보를 이용해 26개 종목에 걸쳐 최대 37억5100만원을 매매한 것이 적발됐다. 이 임원은 투자금의 1.3%에 해당하는 500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받았다.

이처럼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불법투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근 5년간 금융회사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최대 투자원금 총계는 213억8840만원에 달했으며 이에 대한 과태료는 11.6%인 24억917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중기이코노미

현행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의 임직원이 금융투자 상품을 매매하는 경우 자신의 명의로 매매해야 하고 이를 분기별로 소속 회사에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자자가 맡긴 돈을 활용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과태료가 일괄적으로 5000만원씩 부과된 이유는 현행 자본시장법이 정한 불법행위 과태료 상한선이 5000만원이기 때문이다. 투자금이나 불법적으로 얻은 이익의 규모와 관계없이 5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이다.

강 의원은 처벌도 솜방망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에는 이들 행위에 대해 과태료 외에 검찰 고발을 통해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두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부 제재 양정기준 상 ‘면직 처분’을 받지 않는 이상 따로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적발된 두 임원 역시 면직없이 과태료만 부과받았다. 최근 5년간 적발된 24건 중 고발로 이어진 경우도 단 5차례 6명에 불과했다.

강 의원은 “수십억원을 거래해도 과태료 5000만원에 그친다면 이러한 불법으로부터의 유혹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징계 수위도 높이고 검찰 고발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벌금 등 처벌 수위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부당이익 환수 측면에서 소속 금융회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부당 이익 환수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