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공정위 통보사건 검찰고발 0건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조달청, 공정위 통보사건 검찰고발 0건 강석훈 의원, 공정거래법 적용·경제민주화 유명무실

기사입력2014-10-13 12:2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위 조사통보에 대한 조달청 조치현황

<자료=강석훈 의원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조달청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고발 요청권을 갖게 됐지만, 실제 고발요청은 지금까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13일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조달청에 통보한 사건 중 검찰고발을 요청한 사건은 한 건도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서 조달청과 중기청, 감사원은 공정위에 검찰고발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조달청이 입찰담합 업체들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13일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중기이코노미

올 1월 법 시행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공정위가 조사 후 조달청에 결과를 통보한 사건은 총 16건에 달했다. 이 중 공정위가 먼저 고발한 사건은 5건이었으며, 나머지 11건 중 조달청이 검찰고발을 요청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고발누락 사안으로 확인된 건은 1건이 있었고, 공소시효가 만료돼 고발이 불가능해진 건도 5건에 달했다. 5건은 현재 고발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사결과 통보에 대한 회신이 60일 이내에 없으면 고발요청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처리하지만, 원자력 기자재 구매 관련 입찰담합 사건의 경우 올해 4월에 통보된 사건임에도 조달청은 6개월째 검토만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의 경우, 2009년 9월 신고돼 5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지만 조달청은 강석훈의원실의 자료요청에 따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건에 대해 인식했다고 강 의원은 밝혔다.

강 의원은 “조달청에 담합입찰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대응전담인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5월 대응 전담인력 27명 증원을 요청했으나 무산됐고, 올해 4월 2명의 전담인력을 재요청한 상황이다.

반면 조달청과 함께 전속고발권을 새로 행사하게 된 중기청의 경우,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인 지난해 9월 직제 개편을 통해 의무고발 전담인력을 3명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1명의 증원도 확정된 상황이다.

강 의원은 “국회가 경제민주화를 위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한 이유는 공정경쟁을 확립하고 이를 저해하는 세력을 단죄하기 위함인데, 조달청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담보직을 마련하고 적극 대응중인 중기청과 비교할 때 조달청은 이에 대한 의지가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이에 대해 “전속고발권이 없어지고 나서 공정위에서 고발을 더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조달청이 고발할 여지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또 “조사결과 통보가 공소시효에 임박해서 통보된 경우도 있다”며 “앞으로 고발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