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프랑스 작가 파트리크 모디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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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올해 노벨문학상, 프랑스 작가 파트리크 모디아노 기억과 정체성 혼란의 프랑스 현대사 단면 그려내

기사입력2014-10-10 14:00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노벨문학상은 파트리크 모디아노(69)에게 돌아갔다. ‘유대계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벨기에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5년 7월 30일에 태어난 ‘프랑스 소설가’다. 그는 현지시간 9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과거 노벨상 수상작가들에 견줄 때 자신의 수상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스웨덴 한림원에서 왜 나를 뽑았는지 빨리 그 이유를 듣고 싶다”는 평을 냈다.

같은 날 이에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모디아노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켰다”는 선정이유를 밝힌 바 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한국어 번역판.<사진=예스24>

모디아노는 1968년 소설 ‘에투알 광장’으로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로제 니미에상, 페네옹 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1972년 ‘외곽도로’(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1975년 ‘슬픈빌라’(리브레리상)에 이어 1978년 발표한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사진)로 프랑스 최고 권위 공쿠르상을 받았다.

특히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자신의 기억을 모두 잃은 퇴역 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그린 소설로, 현대 프랑스의 비극적 현대사의 한 단면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1978년 당시 현지 언론은 모디아노가 공쿠르상을 받을 것으로 점쳤고 이는 결국 사실로 귀결됐다. 이 소설은 현대 프랑스 문학의 가장 빛나는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했다. 국내에는 이 소설 외에도 ‘도라 브루더’, ‘신원 미상 여자’ 등이 출간돼 있다.

이번 수상으로 프랑스는 2008년 르 클레지오 이후 6년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또한 최근 10년간 2006년 오르한 파무크(터키), 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 2012년 모옌(중국)을 제외한 최근 7명의 수상자가 (터키를 제외한) 유럽어권에서 나왔다. 영국과 프랑스가 각 2명, 독일, 스웨덴, 캐나다가 각 1명씩을 냈다.

한편 수상자 발표 직전인 7일 도박 베팅업체인 영국 래드브록스는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가능성을 가장 높이 점친 바 있다. 이 업체는 응구기 와 시옹오의 배당률은 7대2, 무라카미 하루키의 배당률은 9대2로 잡았었다. 같은 시점 우리나라 고은 시인은 배당률 33대1로 공동 22위였으며, 모디아노는 50대1의 배당률을 보이다가 막판 10대1로 공동 4위권을 형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