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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아웃 M&A거래, 구조조정 핵심수단 부상
日 사모펀드 카브아웃 투자 41%↑…국내 PE ‘카브아웃 특화 펀드’
- 기사입력2025-07-07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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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둔화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M&A 거래가 구조조정 핵심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사모펀드(PE, Private Equity) 업계의 투자전략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들도 발빠르게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안유미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에서 카브아웃 거래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비핵심 사업정리와 핵심 경쟁력 집중이라는 전략적 의사결정의 일환”이라며, “국내 대기업 역시 저성장 시대의 대응전략으로 이 구조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 PE 카브아웃 투자 41% 증가=최근 글로벌 PE 시장에서 카브아웃 M&A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PE의 미집행 약정액(dry powder)이 2023년 기준 2조6624억 달러(약 3672조7808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PE 시장의 둔화세로 거래가 지연되자 출자자들의 투자집행 요구가 강화되면서 PE 운용사(General Partner, GP)는 상대적으로 거래가격이 합리적인 카브아웃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2024년 기준 글로벌 PE 시장에서 카브아웃 거래 비중은 미국 8.3%, 유럽 18.2%,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은 전체 바이아웃 거래 중 약 20%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은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이 잇따라 사업재편(restructuring)을 위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추세다. 일본은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 전통 제조업 중심 기업들이 자회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PE 유입이 크게 늘었고, 전체 PE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40.8% 증가한 179억 달러를 기록했다.
헬스케어, 소비재, 기술 산업 등에서 카브아웃 거래는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투자 후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가치상승을 도모하는 PE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볼트온 전략은 카브아웃 거래 이후에도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IPO, 지분인수 등 투자 유치에 유리한 측면을 보유하며, 연관 사업을 추가적으로 인수하는 등 시너지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기업들 사업구조 재편 본격화=국내 PE의 카브아웃 거래 또한 최근 대기업의 사업구조 재편 본격화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한적인 M&A 환경에서 기업의 사업재편 과정에 참여하는 PEF의 역할은 한층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카브아웃 거래는 2023년 10건, 2024년 17건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대기업이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해 신규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인수 대신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 및 자발적 사업재편을 통한 비핵심 자산 매각을 본격화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SK그룹은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부문을, SKC는 PU원료 사업을 각각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PE에 매각하며 고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분할한 뒤 지분을 정리해 올리브영 IPO를 위한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티와이홀딩스(구 태영건설)는 폐기물처리 계열사 에코비트를 약 2조원에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중기이코노미이처럼 대기업들은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해당 자산을 인수한 PE는 독립경영, IPO, 재매각 등을 통한 투자 회수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카브아웃 특화 펀드’ 등장=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 약정액은 136조4000억원, 이 가운데 미집행 약정액(dry powder)은 약 37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3년부터는 1조원 규모의 카브아웃 특화 펀드가 등장하며, 단독 대형거래 수행이 가능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PE의 카브아웃 거래 성과는 일반 M&A 대비 뚜렷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PE 카브아웃 거래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45%로, 일반 바이아웃 거래(26%)보다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안유미 선임연구원은 “카브아웃은 기업 분할과 동시에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드는 기회”라며, “사모펀드는 단순한 자본공급자에서 탈피해 전략적 경영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도 개선과 책임 투자 논의 병행 필요=다만 구조조정과 수익 추구 사이에서 균형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PE가 투자했던 홈플러스가 2024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보고서는 카브아웃 거래는 재무적 목적을 넘어 산업재편과 구조개선의 통로라며, 지속가능한 투자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 대기업들이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PE는 그 대상 기업에 대해 전문화된 전략(운영개선, 글로벌화, ESG 통합 등)을 적용하면서, 카브아웃 생태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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