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거쳐 화물이 印尼 갈 때 선사 확인서 수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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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제3국 거쳐 화물이 印尼 갈 때 선사 확인서 수취 인도네시아로 수출할 때 ‘직접운송원칙’ 예외인정 서류 챙겨라

기사입력2018-03-14 12:46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관세사

평소와 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공급처와의 미팅까지 마친 후, 사무실로 복귀한 Y사 생산관리팀 S차장은 세관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해당 공문은 현재 인도네시아로 수출해 한·아세안 FTA 협정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물품이 FTA 직접운송원칙을 위반한 것 같으니, 이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원산지 검증 통보였다. 원산지증명 관련 서류는 수출자 측에서 정확히 판정해 제공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S차장은, 세관의 원산지 검증 요청에 당황했다.

FTA 원산지 사후검증은 협정 또는 국내법에서 정한 원산지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고, 위반했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는 절차다. 즉 FTA 협정 적용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절차인 것이다. FTA특례법에 의하면, 협정세율 적용을 통한 협정관세의 적정여부와 수출입물품의 원산지확인을 위해 세관은 사후에 국내 수입자, 수출자, 생산자를 검증대상으로 해 검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관의 원산지 사후검증은 정확한 입증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아세안 FTA의 기본원칙 중 하나인 직접운송원칙(Direct Consignment)에 따르면, FTA 특혜 관세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물품이 한 회원국으로부터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직접 운송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제물류는 문자 그대로의 직접운송은 쉽지 않고, 대부분 제3국을 경유(Transit)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아세안 FTA에서도 제3국을 경유할 경우, 일정 서류를 제출하면 특혜 관세혜택을 받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 수출상품에 한·아세안 FTA 협정세율을 적용함에 있어 인도네시아 당국은 ‘직접운송’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제출이 불가능한 서류를 요구해 한·아세안 FTA를 이용하는 한국기업이 관세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왼쪽은 경유국 세관 발행 비조작증명서(양식), 오른쪽은 선사 발행 비조작증명서(양식)

인도네시아 세관은 제3국 경유 선박에 대해 한·아세안 FTA에서 요구하는 서류 외에 실질적으로 발급이 불가능한 경유지 세관의 확인서(Non Manipulation Certificate)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경유(Transit)’란 화물이 최초 수출항에서 배에 실려 최종 수입항까지 그대로 운반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화물을 실은 배는 제3국을 경유하지만, 화물은 선창에 그대로 저장돼 있어 화물의 가공·제조 등 추가적인 성질 변화가 없다. 경유지 세관에서도 배안에 실려 있는 화물에 대한 검사권도 없기 때문에 경유지 세관의 확인서는 발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세관은 자국의 재무부장관령(PMK 205, 국제협약에서의 관세부과 절차에 관한 재무부장관령 제5조 및 제10조)에 상기 경유지 세관 확인서가 규정돼 있다는 것을 이유로 동 확인서가 없는 수입화물에 대한 FTA 특혜를 거부하고 있다. 실제 해당 인도네시아 관세청에서 FTA 관련 세관 처리지침으로 사용하는 재무부장관령(PMK 205)에 의하면 경유지 세관 확인서 제출규정이 있으며, 이에 근거해 세관직원이 원산지 증명서의 유효성을 판정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아세안 포괄적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하의 상품무역에 관한 협정 부속서(특례 제19조)

원산지 규정에 관한 부속서 3의 제9조의 이행 목적상, 수출당사국과 수입당사국의 영역이 아닌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중간 경유국의 영역을 통해 운송이 이뤄지는 경우, 다음의 각 호의 서류를 수입당사국의 관련 정부당국에 제출한다.

가. 수출 당사국의 영역 내에서 발행한 통과선하증권

나. 원산지증명서

다. 상품의 상업송장 원본의 사본, 그리고

라. 그 밖에 부속서 3의 제9조의 요건을 충족했다는 증거인 증빙서류가 있는 경우 그 서류

이에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는 경유지 세관 확인서의 발급이 불가능하고, 이러한 불가능한 서류제출 요구는 양국간 무역증진을 통한 양국 경제발전이라는 FTA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인도네시아 관세청에 지속적으로 설명, 인도네시아 세관은 FTA 공청회를 통해 발급이 불가능한 경유지 세관 확인서를 화물을 실제 운송하는 선사의 확인서로 대체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3국을 경유해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상품의 직접운송원칙 예외로 인정가능한 서류

▲제3국 세관 발행 비조작증명서(원칙):선사(항공사)가 사전에 발행하고, 서명한(비조작)증명서(Certificate)로 대체 가능

▲통과선하증권(원칙):선적지와 도착지가 표시된 선하증권(B/L, Airwaybill 등)의 참고란에 경유지를 모두 명시해 발행한 경우에도 통과선하증권으로 인정.<자료=관세청>

따라서 한·아세안 FTA를 이용하는 기업은 만일 화물이 제3국을 경유해 인도네시아에 수입될 경우, 한·아세안 FTA에 규정된 서류와 함께 직접운송원칙의 예외적용을 인정받기 위해서 화물을 운반한 선사의 확인서(화물이 경유지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면 관세특혜를 받을 수 있게 되므로 실제 수출을 하는 경우 선사의 확인서를 수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