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수출주도’로 성장하면 가계 가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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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대기업·수출주도’로 성장하면 가계 가난해진다 “산업집중도가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주원인…소득주도 성장 필요”

기사입력2017-07-05 15:19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특정산업에서 상위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매출이 클수록, 그리고 전체 수출에서 상위기업이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노동소득분배율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소득 분배율은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활동으로 발생한 소득중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가계에 분배되는 피용자보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5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 ‘한국의 소득주도 성장 여건과 정책효과 제고방안’을 보면, 수출·대기업 주도의 성장은 노동소득분배율을 떨어뜨려, 소비위축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여 내수를 활성화하고 저성장기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대기업 주도 성장전략에서 ‘소득 주도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16년 기준 64.0%로, 1970년대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통계청이 제시한 노동소득분배율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자본소득(영업이익)으로 분류한 수치다. 따라서 자영업자 대다수가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해 가계(노동)소득을 올린다는 점에서, 자영업자 소득의 일부를 노동소득으로 간주하는 ‘조정노동소득분배율’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조정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 85.4%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노동소득분배율이 이처럼 하락하는 주원인은 산업집중 현상”이라며 “노동소득분배율 저하 원인 중 ▲기술변화 효과를 나타내는 변수와 ▲수출 등 세계화 지표는, ▲산업집중도 변화에 비해 영향력이 낮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5단위)기준 상위 3개사 평균 시장점유율인 산업집중도는 2005년 43.7%에서 2013년 44.5%로 여전히 높다. 또 한국표준산업분류상 품목(8단위)기준 상위 3개사 시장점유율은 2005년 59.0%에서 2013년 68.1%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4년 사이 광업·제조업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대기업의 매출비중이 1% 늘어날 때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0.206%가 떨어졌고, 25대기업 매출비중이 1% 늘어날 때마다 0.268% 하락했다.

또 상위기업으로의 수출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노동소득분배율은 더 떨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4대기업의 수출의존도가 1% 상승할 때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0.014%가 하락하고, 25대기업의 수출의존도가 1% 상승할 때는 0.044%가 낮아졌다. 지난 4월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기업 수출액은 3085억달러로 전체 수출 4954억달러의 62.3%를 차지,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자본투입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동소득의 몫이 줄었고,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기업수익성은 높아졌지만, 기업간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일부 기업에 이윤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됐다. 산업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증가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0년대 이후 수출부진으로 우리경제 평균성장률이 2%로 떨어졌는데, 이러한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가 나타난 것은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해 볼 근거”라며 “내수부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대 후반 이후 소비성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소비부진의 악순환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소득주도 성장은 이러한 악순환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