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주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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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주지 않았는데 ‘직불청구’ 제도…발주자에게 직접 하도급대금 청구 가능

기사입력2025-05-13 16:10

이정진 객원 기자 (yjjlaw@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지유(서울) 이정진 대표변호사

발주자 A와 원사업자(이하 수급인) B간에 용역제공 계약을 체결한 후, 원사업자 B가 다시 용역의 일부를 수급사업자(이하 하수급인) C에게 하도급을 줘 용역을 제공했다. 그러나 B가 내부 사정을 이유로 하도급대금을 C에게 지급하지 않는 경우, C가 하도급대금을 발주자 A에게 당연히 청구할 수 있을까?

◇하도급대금 직불청구란=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상 직불청구 제도란, ‘발주자가 제조(가공)·수리·건설 또는 용역 등을 수급인에게 위탁하는 계약을 하고, 수급인은 다시 계약 내용 중 전부 또는 일부를 하수급인에게 도급을 주어 하수급인이 의무를 이행했음에도 수급인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하수급인이 직접 발주자에게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하도급법 제14조).

◇직불청구의 전제 요건=직불청구 제도는 모든 하도급 관계에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수급인과 하수급인일 경우에만 인정되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즉, ①수급인의 경우 중소기업법상의 중소기업자가 아니거나, 중소기업자 중 직전 사업연도의 연간매출액(연간매출액이나 시공능력평가액이 없는 경우에는 자산총액)이 제조 등의 위탁을 받은 다른 중소기업자(하수급인)의 연간매출액보다 많은 중소기업자로써 연간매출액 또는 시공능력평가액이 일정액 이상(제조·수리:30억원, 건설:45억원, 용역:10억원 각 이상)이어야 하고, ②하수급인의 경우에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아니어야 하며, 하도급법령 및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규정된 제조·수리, 건설, 용역에 해당되는 업무를 제공하는 경우여야 합니다.

‘직불청구’는 발주자가 수급인에게 위탁하는 계약을 하고, 수급인은 다시 계약내용 전부 또는 일부를 하수급인에게 도급을 줬으나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하수급인이 직접 발주자에게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직불청구의 발생 사유=전제요건을 충족한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하수급인이 직접 지급을 요청할 당시 아래의 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될 때에만 가능합니다. 다만, 직접지급 요청 당시 법령상의 사유가 발생했다면, 이후 그 사유가 소멸되어도 직접청구권이 소멸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다64050 판결). 하급심 판결들에 의하면, 직불청구권은 법률상 인정되는 청구권이므로 요건 구비에 대해 다소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① 수급인의 지급정지·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인가·면허·등록 등이 취소되어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하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판례는 수급인에 대한 회생절차개시도 그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다17758 판결).

②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수급인 및 하수급인 즉 3자간에 합의한 때…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직불하여도 이의제기 않겠다는 수급인의 직불동의서만으로 3자간 직불합의가 있다고 보기는 무리이며, 다만, 발주자와 수급인 간의 원도급계약에 미리 직접지급 허용 사유를 약정하고 이후 사유 발생시 수급인의 동의서가 제출되는 등 다른 자료들이 있어야 직불합의가 인정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건설재판실무편람 2014년 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