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전기차 화재…스마트기술로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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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잇따른 전기차 화재…스마트기술로 안전하게 더 쉽고 편리한 전기차 충전…전기차 충전인프라 산업전

기사입력2024-08-08 11:46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충전기 사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자본이 많이 들어갑니다. 중소기업이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에 쉽게 접근할 수 없던 이유였죠. 이런 진입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차 충전인프라 산업전(EV Charger Korea)’에서 유플러스아이티(UPLUSiT) 에너지사업본부 장예규 이사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이 강조되면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연이은 전기차 화재사고와 충전시스템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전기차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런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전기차를 대중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들이 대거 선보였다.

유플러스아이티의 운영플랫폼. ©중기이코노미

충전기의 새로운 기준…전기차 보급·확산에 기여

지금까지 전기차 충전기 운영사업은 대기업 위주의 시장이었다. 충전기를 제조하고, 개발하기까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충전요금을 과금하기 위해서는 전기신사업자 등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누구나 충전기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구독시스템을 적용해 ‘공유’의 개념으로 재편한 회사가 있다.

유플러스아이티 장예규 이사는 “기본적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충전한 전력만큼 과금이 돼야 하는데, 충전기 자체에서는 과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우리는 충전기를 만들고, 이 충전기의 ERP 등 충전수익을 올릴 수 있는 운영플랫폼을 공유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즉, 라이센스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라 하더라도 유플러스아이티의 플랫폼을 갖고 위탁운영을 할 수 있고, 충전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위탁운영자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위탁운영자는 플랫폼에 대한 구독료만 내면 된다.

장 이사는 “현재 충전기 채널당 1500~2000원으로 구독료를 책정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소상공인들도 충전기를 운영할 여력이 생기고, 이는 훗날 전기차가 지금보다 보급,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충전기는 미국에서 위탁 생산하거나, 베트남에 생산기지가 있는 협력업체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국내에는 오는 11월부터 위탁 운영할 수 있도록 공급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지역별로 펜션 조합, 카센터 관련 조합 등 단체 조합과 협의 중”이라며, “10월에 베타 버전을 무료로 오픈한 뒤, 11월부터 상용화할 계획이고, 내년 1월부터 유료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던텍 윤현근 부장이 분산형 충전기를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전기차를 충전할 때 남은 전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해 충전시간을 단축하고, 부지 활용도 역시 높인 곳도 있다. 모던텍 윤현근 부장은 “완속충전기 혹은 일체형 충전기가 흔히 보급돼 있지만, 우리는 급속충전기와 충전부만 별도로 있는 분산형 충전기를 주로 생산해 운영한다”며, “이는 설비를 구축할 때 유지보수나 운영의 편리성을 위한 것”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분산형 충전기는 충전기의 대용량 전력부를 별도로 두기 때문에 공간부지 확보에 좀 더 유리하다. 무엇보다 예약충전과 동시충전에 대한 특허기술이 핵심이다.

윤현근 부장은 “일반 충전기는 한 대가 충전이 완료돼야 다른 차량을 충전한다. 하지만, 차량을 충전할 때 50~70% 정도 충전하면 안정성 문제로 인해 전력량이 감소하면서 남은 전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 전력을 대기로 걸어놨던 다른 차에 충전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두 대를 충전 완료하는데 1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을뿐더러 타사 대비 30%의 전력효율을 자랑한다.

윤 부장은 “2010년부터 일체형 충전기를 판매하다, 2017년도에 분산형 충전기를 개발해 2019년도부터 판매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매출구조가 바뀌어 현재 90% 이상 분산형 충전기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다”며, “버스나 택시 차고지, 물류센터 등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안전과 편리함을 보장하는 스마트기술

최근 전기차 화재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급증하면서 안전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스마트 기술로 조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화재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기술도 소개됐다. 전기차 화재 대응장비 전문 제조업체인 세이프텍은 무인 전자동 소화포를 선보였다.

세이프텍 이정식 대표가 전자동 질식 소화포를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 회사의 이정식 대표는 “그동안 질식 소화포를 덮을 때 사람이 하다 보니 위험했다. 현재 개발된 장비는 전자동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차장에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감지해 소화포를 작동시킨다”며,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현재 작동방법 등 국내에서 3가지의 특허를 출원한 이 시스템은 안양시청 등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작동하는데, 이는 화재에 취약한 전기버스 차고지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단, 실외에서는 반자동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소화포를 접어 따로 보관해 둔 후, 화재 시 사람이 펼쳐 밀어 넣으면 리모컨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부가 설명했다.

그는 “화재가 나면 불을 끄는 것 보다 천장 등 다른 곳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 제품은 소화포 역할을 하면서 물이 나오는 구멍이 있어 동시에 화재가 난 곳에 물을 뿌려주기 때문에 이중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이앤피는 IoT와 클라우드를 통신형 댐퍼와 결합한 부속실 급기 가압 제연시스템인 스마트급기가압제연시스템을 들고나왔다.

이 회사의 김인수 차장은 “화재 시 계단으로 피난하는 사람들이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이 계단으로 가는 동안 혹은 계단실에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설비”라며, “이는 열부하에 따라 송풍의 양을 조정하는 가변 풍량 제어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이 모든 것은 방제실에서 직접적으로 제어 가능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즉, 방제실에서 재난 관련 설비를 한 번에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방관을 비롯해 사람이 어떤 공간에 있다면 실시간으로 확인해 연기가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을 지을때도 친환경 기술 적용이 중요해지면서 그동안 사람이 해왔던 미장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도록 미장 로봇을 들고나온 기업도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로보블럭시스템 신대섭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2021년에 공동으로 개발했다”며, “최근 현장에 미장만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고급인력이 없다.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하루에 60만원~100만원으로 고가다. 이에 정부에서도 건설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고, 2027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있어 이에 따라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로봇의 가격은 자율주행 기능까지 더하면 총 1억원 정도 되지만, 건축물을 지을 때 60% 이상이 인건비로 나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1.3배 정도 효율성이 높다고 한다.

게다가 주로 야간에 작업을 하는 미장 특성상, 기존에는 엔진 소리와 그곳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인해 소음과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로봇 미장은 배터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매연에 대한 걱정도 없다. 신대섭 대표에 따르면, 기존의 소음을 숫자로 표기할 때 100이었다면, 미장 로봇은 20~30밖에 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층간소음에 대한 민원도 줄일 수 있다. 미장이 잘되지 않을 경우 울림이 심해 층간소음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미장을 할 때 밑에 물이 있는데, 그 물을 올려주며 작업을 한다. 그 때문에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빨리하면 할수록 콘크리트가 잘 말라서 갈라짐도 줄어든다”며, “사람보다 로봇이 했을 때 이런 부분에서 더 매끄럽고, 조밀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도 건물을 지을 때 친환경적으로 지으면 가점을 주기 때문에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미장 로봇은 개발이 완료됐고, 지금 실증단계에 있다. 내년부터 상품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