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 급락…수출 줄어 ‘경기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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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경상수지 흑자폭 급락…수출 줄어 ‘경기둔화’ 끝 안보이는 고물가까지 설상가상

기사입력2023-02-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2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10.4%로 크게 감소했다. 11월(-11.2%)보다는 감소폭이 소폭 줄었지만, 연거푸 이어진 수출감소가 경상수지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경상수지가 1년만에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둔화가 눈앞에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경상수지는 298.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의 852.3억달러에 비하면 1년만에 554억달러가 줄어들었다.

월간으로 보면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과 8월, 11월 세 차례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5월 이후 2년 가까이 이어온 경상수지가 2022년 들어 월 단위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경상수지 감소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상품수지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상품수지는 2021년 12월에 비해 4.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10억달러 적자)보다는 적자폭이 줄어들었지만, 연거푸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출부진이 문제다. 12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10.4%로 크게 감소했다. 11월(-11.2%)보다는 감소폭이 소폭 줄었지만, 연간 수출 증가율(6.3%)에 비하면 하반기 들어 수출이 얼마나 큰 폭으로 감소 중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소유권 이전 기준인 상품수지와 달리,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 수출입의 차이인 무역수지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외환위기를 앞둔 1997년 이후 최초다.

이같은 수출감소와 무역적자는 올해 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출감소에 따른 경기둔화가 현실로 다가온 모습이다.

◇KDI “경기둔화 심화”…수출 감소에 내수부진까지=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경기에 대해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약해지는 가운데 제조업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기둔화를 명시적으로 표현한 가운데,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12월 전산업생산은 -0.8%로, 11월(1.2%)과 달리 감소 전환했다. 광공업생산(-3.4%→ -7.3%)은 감소폭이 더 커졌다. 자동차(12.1%)가 증가했으나 반도체(-14.9%→ -15.8%), 전자부품(-30.0%→ -41.5%), 화학제품(-13.5%→ -16.0%)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폭이 확대되며 부진한 모습이다.

서비스업생산(3.7%)은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KDI는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달 전에 비하면 10월(-1.0%), 11월(-0.3%), 12월(-0.2%)까지 연거푸 서비스업 생산이 하락하고 있다.

건설업(12.1% → -3.1%)과 공공행정(0.2% → -1.2%)도 모두 하락으로 전환됐다.

특히, 제조업은 평균가동률(72.8%→ 70.3%)이 급락하고, 재고율(126.0%)은 11월(127.4%)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수출의 경우,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관기준으로 1월 수출은 -16.6%를 기록하며 크게 감소했다. 12월(-9.6%)에도 부진했으나, 새해들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21.9%)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반도체(-44.5%),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심화됐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의 감소폭이 -31.4%로 12월(-27.1%)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이 밖에 대미국 수출(6.7% → -6.1%)도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KDI는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부진의 영향이 파급”된 결과 내수 회복세도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공공요금 인상에 주로 기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됐고,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반영된 근원물가의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수출 감소에 따른 제조업의 부진으로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건설투자는 “고금리로 인한 주택경기 하락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 회복세가 약화된 가운데 고용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둔화의 심화가 수출과 내수, 투자와 고용 등 전분야에서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