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재택근무 중 연장·야간근로 했다면 수당 받나
업무수행이었다면 지급…재택근무 근로조건 명시하는게 바람직
- 기사입력2020-04-0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별도의 절차없이 도입하는 회사들도 많지만, 따져보면 근무지가 변하기 때문에 근로자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짐작된다. 노동법을 준수하는 사업장이라면 관련 법을 찾아봄직하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배포한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로자 동의 여부의 핵심은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명시돼 있는지다. 명시돼 있다면 재택근무 시행 시 별도의 동의가 필요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서에 재택근무 실시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규정에 따라 재택근무를 실시하면 될 것이므로 별도로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근로계약에는 근무장소가 명시돼 있는데, 재택근무를 실시하면 근무장소가 변경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실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다만,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근무장소를 자택 등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와 협의를 거쳐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의무적인 조치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른 경우 ‘동의’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란 해석이다.근무장소 역시 마찬가지다. 개별 근로계약서에 근무장소를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사용자가 자택에서 근무할 것을 지정할 경우 근로자의 별도 동의 없이도 재택근무 실시가 가능하다.
재택근무를 시행하기 위해 근로자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 등에 관련 규정을 명시해뒀을 경우는 다른 절차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재택근무 근로조건 명시 바람직=반대로 말하면, 재택근무를 실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동의, 근로계약서의 규정, 취업규칙 명시 등 세 가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반드시 취업규칙에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란 의미다.
취업규칙에 재택근무에 관한 규정을 새롭게 넣을 때도, 의무적으로 취업규칙에 명시해야 할 사항에 관한 법령상 규정은 없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와 관련된 근로조건을 명확히 하여 향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 복무관리 등 재택근무에 따른 제반 근로조건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근무장소 변경 외에 임금, 근로시간 등 다른 근로조건의 변동이 없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과반수 노조(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를 거쳐 개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취업규칙을 개정해 특정 직종에만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직종별로 별도의 취업규칙을 적용받는 등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는 경우라면, 전체 근로자가 아닌 ‘취업규칙 변경 대상이 되는 직종’만을 대상으로 과반수 노조(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를 거쳐 개정이 가능하다.
단, 어느 경우건 불이익 변경의 내용이 포함돼 있을 때는 동의가 필요하다.
◇재택근무도 연장수당 줘야=재택근무를 할 때는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업무의 시작과 종료, 휴게시간을 관리할 수 있을 때는 실제로 일한 시간을 적용하면 된다. 이때는 업무수행을 위한 연장이나 야간 근로시 해당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수당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장·야간근로에 대한 확인 방식이나 절차 등을 노사간에 정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연장근로의 사전신청과 허가 절차를 두거나, 연장근로시 업무의 종료시간과 내용을 입력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근무시간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연장이나 야간근로시에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의 주당 유연근무제 활용횟수에 따라 최대 1년간 520만원까지 지원하는 유연근무제 간접노무비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정보·보안시스템 구축비의 1/2 범위 내에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