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에 법률서비스 더한 ‘리걸테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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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ICT에 법률서비스 더한 ‘리걸테크’ 뜬다 비용·시간 줄고 편리…“관련 법제도 정비·보완 필요”

기사입력2016-10-14 15:22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CT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함에 따라 기존산업에 이를 융합한 신산업이 뜨고 있다. 최근에는 법률과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산업, ‘리걸테크(legaltech)’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산업인 금융에 신기술을 결합한 핀테크의 법률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ICT를 활용해 변호사 검색, 법령 검색 그리고 상담신청이나 업무 처리 등을 돕는다. 검색, 상담 소프트웨어 같은 간단한 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법률서식 작성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확대됐다. 일반인의 법률서비스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법조인의 업무량이 늘고 산업 내 경쟁도 심화되면서 법률 서비스 분야에도 기술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법조인을 통한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드는 시간도 적다. 예컨대 소송이 필요한 사람은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전문 변호사를 찾아보거나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변호사 등 법조인은 전문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백만건에 달하는 법령, 판례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반인 입장에서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고, 가격 등의 문제로 서비스 이용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 리걸테크를 활용한 법률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걸테크는 2010년 전후로 형성된 신산업으로 정확한 시장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는 2011년 914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9200만달러로 4년간 3배 가량 커졌다. 또 전자청구, 법률사무관리 등 법률서비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8억2800만달러에서 2019년까지 57억63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미권과 독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서비스 분야도 다양화 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내 리걸테크 산업은 초기 단계로 정부와 민간에서 관련 투자 및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능형 디바이스 등을 이용한 ‘범죄 프로파일링 시스템’ 및 범죄 예측 알고리즘에 리걸테크를 활용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해 자동 문서 작성 시스템, 지능형 법률정보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ICT역량과 인적자원 등 기술 기반이 마련돼있어 리걸테크 산업의 시장잠재력은 크나 법적 규제 및 환경미비로 신산업성장을 막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전해영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리걸테크 산업 현황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사건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온라인 변호사 중개서비스는 불법이며, 판결 정보 제공·분석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판결정보는 극히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다”며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보완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